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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장밋빛 낙관론 ‘넘실’ 개미투자자들 ‘들썩’

등록 2007-04-26 20:31

코스피지수가 조정 하루만에 반등하며 1550선을 회복한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대신증권 본사 객장에서 한 투자자가 시세판을 살펴보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코스피지수가 조정 하루만에 반등하며 1550선을 회복한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대신증권 본사 객장에서 한 투자자가 시세판을 살펴보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막오른 주가 1500 시대
회사원 이아무개(35)씨는 요즘 일이 손에 안 잡힌다. 2월 말 주가가 크게 오르자 증권 투자를 시작했지만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하루에도 수십 종목이 상한가까지 오르는 코스닥시장에 500만원을 투자해 대박을 노렸지만, 계좌에 남은 돈은 200만원이 채 안된다. 코스닥지수가 700 고지를 바라보고 있지만, 그가 보유한 종목들의 주가는 ‘루보 주가 조작 사건’ 이후 계속 빠지고 있다.

즐거운 고민에 빠진 김아무개(33)씨도 있다. 지난해 가입한 펀드가 최고 수익률을 기록하자 추가 투자를 생각하고 있다. 매달 50만원씩 1년간 적립식으로 투자했는데 현재 평가액이 727만1755원(4월17일 기준)에 이른다. 원금을 빼고 127만여원의 수익(수익률 21.2%)을 거두고 있다. 은행 이자보다 높은 것은 물론이고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수익률 7.5%보다도 높은 수익률이다.

코스피지수와 ‘한국밸류 10년투자펀드’ 월별 누적수익률
코스피지수와 ‘한국밸류 10년투자펀드’ 월별 누적수익률

“경제 좋다” 증권사들 2분기 정점 1600선으로 올려
중국 긴축 등 국외 악재 우려도…‘묻지마 투자’ 경계

주가가 연일 상승하면서 주식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이달 초 1500을 넘어선 코스피지수는 쉴 새 없이 치솟고 있다. 코스닥지수도 1월 말 이후 꾸준히 상승해 700선을 코앞에 두고 있다.

여의도에는 장밋빛 낙관론이 넘쳐난다. 증권사들은 2분기 코스피지수 전망치를 잇달아 올려잡고 있다. 대신·동부·메리츠·미래에셋·신영·키움·한화·현대증권 등이 1400~1550에서 1450~1600으로 올려잡았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동기 대비 4.0% 올랐다면, 한국 경제가 정상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라며 “세계 경제도 좋은 편이라 6~7월 조정을 받더라도 4분기 초까지 주가는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낙관론이 대세인 것처럼 보이지만, “주가가 적정 수준을 넘어섰다”고 경고하는 신중론도 나온다. ‘2분기 조정’을 강하게 내세운 대한투자증권 김영익 리서치센터장은 2분기 고점을 1550으로 보고 있다. 그는 2분기에 최악의 경우 1250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예고한다. 단기적으로 내부 여건은 좋지만, 미국 경기 둔화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경우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본격화할 수 있고 중국 정부의 긴축 강도가 강화될 우려도 있어 국외 리스크는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 증시의 장기 상승세에 대해선 대다수 전문가들이 동의한다. 김영익 센터장도 “올 2분기에 조정을 보인 뒤엔 장기적으로 반등할 것”이라며 “주가가 서서히 오르기 시작하면서 내년 말까지 2000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직접 주식투자를 하려면, ‘묻지마 투자’는 절대적으로 피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재무구조가 탄탄하고 수익을 꾸준히 내는 우량기업에 오랜 기간 분산투자하는 것이 ‘투자의 정석’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직접 투자의 위험성과 시간, 비용 등을 고려해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간접투자가 일반인들에겐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적립식 장기투자로 수익이 또다시 수익을 낳는 ‘복리 효과’를 볼 수 있고, 기간별 분산투자로 리스크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치투자를 표방하며 만들어진 지 1년 된 한국밸류자산운용의 ‘한국밸류 10년 투자펀드’는 연 수익률 23.35%를 기록해, 1천억원 이상 주식형 펀드 중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7.45% 상승했다. 이 펀드는 높은 수익률보다는 낮은 위험과 보통 수익률을 목표로, 시장 변동성과 상관없이 저평가 우량기업에 장기투자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그러다 보니 환매 기간도 국내펀드 중 최장기인 3년으로 설정돼 있다.

김진철 양선아 기자 nowhere@hani.co.kr


‘가치주 펀드’ 수익률 현황
‘가치주 펀드’ 수익률 현황

‘3년 이상 중장기 적립식 간접투자’가 정석
전문가들이 권하는 투자전략

주가 1500시대, 주식투자에 관심이 쏠리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투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이 말하는 기본은 ‘직접투자보다는 간접투자’, ‘단기보다는 3년 이상 중장기 투자’, ‘거치식보다는 적립식 투자’다. 또 외국보다는 국내 증시 상황이 좋으므로 국외펀드는 분산 투자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새로 투자에 나서려는 이들에겐 가치주펀드와 인덱스펀드를 추천했다. 가치주펀드는 실적·자산 등 기업가치에 견줘 저평가된 기업에 투자하고, 인덱스펀드는 주가지수 수익률을 따라가는 펀드다.

이병훈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주가가 급등한 시기이므로 현재 목돈을 성장주펀드에 가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위험을 분산하는 적립식 투자라면 인덱스펀드와 가치주펀드가 적합하다”고 말했다.

기존 펀드 투자자라면 차익 실현을 위해 환매를 하기보다는 부진한 펀드의 교체 시기로 활용할 시점이다. 꾸준히 시장 초과 수익률을 내고 있다면 장기 투자로 가져가되,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격언처럼 주식형·채권형, 성장형·안정형, 국외·국내 등 여러 펀드에 골고루 나눠서 투자하는 게 적절하다.

민주영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펀드가 시장 수익률(코스피지수 수익률)보다 얼마나 초과 수익률을 거뒀는지 따져보고 저조한 수익률이 오랜 기간 이어지고 있다면 환매를 통해 펀드 교체를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시장 상황에 따라 함부로 움직이기보다는 장기 계획 아래 투자를 집행하고 지속적으로 지켜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주형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위원도 “주가가 조정을 받더라도 급격하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여전히 주식은 매력적”이라며 “60~70%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대박 상품을 찾기보다 안정적으로 수익을 꾸준히 올리는 상품에 관심을 쏟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선아 김진철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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