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1700시대 배경 뭔가
“유동성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미국 주가 사상 최고치 행진도 훈풍
전문가들 과열 우려 출렁임 경보
한국 증시가 1700 시대를 맞았다. 코스피지수는 월간 기준으로 4개월째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월 말 1360으로 마감한 코스피지수는 월간 상승률이 3월에 주춤하다 4월 6.2%, 5월 7.8%를 보이며 갈수록 가속화하는 양상이다. 코스피지수는 최근 석 달간 23.6%나 올랐다. 과열을 걱정할 만한 상승 속도다.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 급등 부담에다 중국 증시마저 약세를 보이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도 있었으나, 미국 증시의 강세와 국내 경기회복 기대, 개인과 외국인의 매수세,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 등에 힘입어 강세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주가 상승 속도가 지나치게 빠른 만큼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도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개미들 이끌고, 글로벌 증시 밀고= “유동성과 수급상황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상승 배경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관망세를 보여온 개인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대기 매수세를 형성한데다 미국발 훈풍이 가세하면서 주가 상승 속도를 가속화시켰다는 분석이다. 주가가 31일 급등한 것은 전날(현지 시각)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가 동시에 사상 최고치로 마감한 데 영향을 많이 받았다. 민상일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다우지수보다는 주식형 펀드들이 추종하는 에스앤피500지수의 움직임이 더 중요하다”며 “중국 증시 급락은 무시하고 뉴욕 증시의 사상 최고가 기록이라는 호재에만 반응할 정도로 낙관적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는 개인들의 매수세에서 확인된다. 개인들은 지난 1월 지수가 5.17% 하락하자 2월 한 달 동안 8500억원어치를 팔고 두 달 가까이 관망세를 보였다. 그러나 5월에는 7300억원 가량 순매수했다. 펀드의 자금흐름도 개선되고 있다. 연초 이후 계속되던 국내 주식형 펀드의 환매가 일단락되고 최근 새로운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김대열 대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5월 중 주식형 펀드로 국외펀드를 포함해 3조6천억원의 자금이 유입되면서 기관의 매수 여력이 보강됐다”고 말했다. 그는 “4월 이후 상승 과정에서 조선·철강·기계 등 주도주들의 상승 폭이 컸는데, 이들 업종의 편입비율이 낮았던 기관들이 월말에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면서 이들 업종의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는데 …”= 최근 주식시장의 상승 속도가 지나치게 가파른 만큼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올 들어 31일까지 각각 18.6%, 23.4%나 올랐다. 코스닥지수는 아시아 지역에서 중국 상하이종합지수(53.6%) 다음으로 높은 상승률을, 코스피지수는 4번째로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쉬지 않고 올라가는 데 따른 부담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현재 지수는 3분기 이후 경기호전 기대감까지 모두 미리 반영하는 듯한 모습이어서 오히려 3분기 이후가 걱정되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도 “현재 국내 증시는 수급과 심리의 선순환 구도가 꺾이지 않고 있지만 원자재값 상승에 따른 긴축 우려와 함께 2분기 실적이 나오게 되는 2분기 말 또는 3분기 초에 한차례 변동성이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미국 주가 사상 최고치 행진도 훈풍
전문가들 과열 우려 출렁임 경보
한국 증시가 1700 시대를 맞았다. 코스피지수는 월간 기준으로 4개월째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월 말 1360으로 마감한 코스피지수는 월간 상승률이 3월에 주춤하다 4월 6.2%, 5월 7.8%를 보이며 갈수록 가속화하는 양상이다. 코스피지수는 최근 석 달간 23.6%나 올랐다. 과열을 걱정할 만한 상승 속도다.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 급등 부담에다 중국 증시마저 약세를 보이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도 있었으나, 미국 증시의 강세와 국내 경기회복 기대, 개인과 외국인의 매수세,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 등에 힘입어 강세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주가 상승 속도가 지나치게 빠른 만큼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도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개미들 이끌고, 글로벌 증시 밀고= “유동성과 수급상황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상승 배경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관망세를 보여온 개인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대기 매수세를 형성한데다 미국발 훈풍이 가세하면서 주가 상승 속도를 가속화시켰다는 분석이다. 주가가 31일 급등한 것은 전날(현지 시각)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가 동시에 사상 최고치로 마감한 데 영향을 많이 받았다. 민상일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다우지수보다는 주식형 펀드들이 추종하는 에스앤피500지수의 움직임이 더 중요하다”며 “중국 증시 급락은 무시하고 뉴욕 증시의 사상 최고가 기록이라는 호재에만 반응할 정도로 낙관적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는 개인들의 매수세에서 확인된다. 개인들은 지난 1월 지수가 5.17% 하락하자 2월 한 달 동안 8500억원어치를 팔고 두 달 가까이 관망세를 보였다. 그러나 5월에는 7300억원 가량 순매수했다. 펀드의 자금흐름도 개선되고 있다. 연초 이후 계속되던 국내 주식형 펀드의 환매가 일단락되고 최근 새로운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김대열 대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5월 중 주식형 펀드로 국외펀드를 포함해 3조6천억원의 자금이 유입되면서 기관의 매수 여력이 보강됐다”고 말했다. 그는 “4월 이후 상승 과정에서 조선·철강·기계 등 주도주들의 상승 폭이 컸는데, 이들 업종의 편입비율이 낮았던 기관들이 월말에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면서 이들 업종의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는데 …”= 최근 주식시장의 상승 속도가 지나치게 가파른 만큼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올 들어 31일까지 각각 18.6%, 23.4%나 올랐다. 코스닥지수는 아시아 지역에서 중국 상하이종합지수(53.6%) 다음으로 높은 상승률을, 코스피지수는 4번째로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쉬지 않고 올라가는 데 따른 부담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현재 지수는 3분기 이후 경기호전 기대감까지 모두 미리 반영하는 듯한 모습이어서 오히려 3분기 이후가 걱정되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도 “현재 국내 증시는 수급과 심리의 선순환 구도가 꺾이지 않고 있지만 원자재값 상승에 따른 긴축 우려와 함께 2분기 실적이 나오게 되는 2분기 말 또는 3분기 초에 한차례 변동성이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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