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의 증시 지단과 전망
9일만의 주가하락 조정 국면 시작됐나
전문가 5인에게 물어보니/ 마침내 조정이 시작됐는가? 주요 국가들의 증시가 며칠째 하락한데다 8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코스피지수의 오름세가 멈추면서 증시가 조정 국면에 들어선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조정이 있더라도 일시적 현상에 그치고 상승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단기급등 부담에 금리 인상 가능성도 악재
1700서 1차 공방 뒤 1600선까지 밀릴 수도 8일 코스피지수는 미국을 비롯한 외국 증시의 조정에 영향을 받아 전날보다 25.76(1.47%) 내린 1727.28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1.21(0.16%) 내린 760.63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하락은 유가증권시장에서 4천억원어치 이상을 내다판 외국인이 주도했다. 외국인의 순매도는 지난해 6월14일(5095억원) 이후 최대 규모였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2천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매물을 받아냈지만, 외국인의 ‘팔자’ 공세를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는 미국과 유럽 등 외국 증시의 하락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7일(현지시각)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채권 수익률과 모기지 금리 급등, 국제 유가 상승 등의 여파로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1.48% 떨어져 1만3266.73으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도 1.77% 떨어졌다. 뉴욕 증시는 5일부터 사흘 연속 하락했는데, 특히 다우존스지수는 사흘 동안 400(2.99%) 이상 떨어졌다. 유럽 증시도 유럽중앙은행이 6일 기준금리를 4.0%로 0.25%포인트 올린 데 영향을 받아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이날 콜금리 목표 인상 가능성을 언급한 것도 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주가가 조정 국면에 들어서면 1차 저지선은 1700 정도이며, 상황이 더 악화할 경우 1600선 안팎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내다본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10년 만기 국고채 이자율이 5.13%까지 올랐고, 그동안 우리나라뿐 아니라 주요 국가들의 주가 급등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며 “코스피지수가 1600~1650까지 조정받을 가능성이 있고, 7월까지는 하락하거나 횡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주가의 핵심 변수로 금리를 꼽는다. 김대열 대한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풍부한 유동성이 주가 상승을 이끌어 온 만큼, 국내외 유동성 환경을 좌우하는 금리와 인플레이션 관련 지표들을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조정이 있다 하더라도 큰 그림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1800~1950으로 예상했던 하반기 지수 전망치를 그대로 유지했다. 유재성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경제의 성장이 계속되고 국내 기업들의 실적도 좋을 것이라 예상된다”며 “짧은 조정 뒤 중장기적인 상승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하반기에도 주도주가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윤세욱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 너무 많이 올랐던 철강·화학주의 경우 자연스러운 조정이 있을 수 있지만, 길게 보면 주도주의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여전히 중국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가 남아 있는 가운데 현재 주도주의 선전은 앞으로 1년 정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선아 윤은숙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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