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93 올라 1731…미 재할인율 인하 여파
지난주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RB)의 재할인율 인하로 미국과 유럽 증시가 급등한 데 힘입어, 20일 국내 증시도 급반등했다. 그러나 아직 국제 금융시장이 ‘서브프라임 충격’에서 벗어났다고 보기 어려워 국내 증시도 안정을 되찾았다고 평가하기에는 이르다는 의견이 많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지난주말 대비 93.20(5.69%) 오른 1731.27로 마감했다. 지금까지 최대 상승 폭이었던 2000년 3월2일 정보기술(IT) 거품 때의 66.28을 뛰어넘는 것이다. 상승률로는 2002년 2월14일(7.64%) 이후 5년6개월여 만에 가장 높았다. 또 코스닥지수도 48.11(7.14%) 오른 721.59로 장을 마쳤다. 상승폭은 2001년 1월22일(61.10) 이후 6년7개월 만에 최대이며, 상승률로는 2001년 9월18일(7.45%) 이후 가장 높았다.
주가가 급반등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나흘 만에 급락세로 돌아섰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주말보다 7.40원 내린 943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5.33%), 대만 자취안지수(5.25%), 일본 닛케이지수(3.00%) 등 아시아 증시도 이날 일제히 급등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 연준이 지난 17일(현지시각) 신용 경색 위기를 완화하려고 재할인율을 0.5%포인트 내려 미국과 유럽 증시가 급등한 것이 국내 증시에서도 투자 심리를 개선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문제가 미국의 실물경기에 어느 정도나 영향을 끼칠지, 또 시장이 예상하는 것처럼 연준이 정책금리를 인하할지 등 불확실한 요인들이 많은 만큼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성주 대우증권 연구원은 “재할인율 인하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며 금융 불안이 실물경제로까지 파급될 가능성이 있다. 또 연준으로서는 금리를 인하할 경우 무리하게 투자한 투자자들의 손실까지 보전해야 하는 부담, 다시 말해 도덕적 해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만약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경우 한두 차례 정도 더 시장에 충격이 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