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연구원 주장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는 ‘불완전한 증권화’에서 비롯됐다는 이색적인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증권연구원은 4일 증권선물거래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모기지 은행들이 파산한 결정적 원인 중 하나는 증권화의 기본요건인 진정한 의미에서의 자산매각(true sale)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빈기범·김민석 연구원은 이날 회견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경우 조기부도 등 문제가 발생할 때 구매자가 원래 판매자인 모기지 은행에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되팔 수 있는 조항이 붙어있는데, 이런 조항 때문에 구매자들도 좀 더 투자에 신중하지 않았고 모기지 은행들도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부실 위험을 그대로 떠안게 됐다”고 해석했다.
이들은 또 “증권화란 기업이 보유한 자산을 특수 목적회사에 매각한 뒤 그 자산에서 나오는 현금흐름만을 기초로 증권을 발행하는 것을 말하며, 그 핵심은 자산의 현금 흐름이 기업의 부도 위험으로부터 완전히 분리되도록 진정한 자산매각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우리나라는 미국이나 유럽과는 달리 자산유동화에 관한 법률이 독립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해당 법 규정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불완전 증권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연구원 쪽은 덧붙였다.
한편, 김 연구원은 서브프라임 사태 전망에 관해 “금융 부문은 올해 안에 (서브프라임 여파에서 벗어나)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이지만, 실물경기에는 내년까지 부담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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