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주가상승 노린 ‘신규사업’ 주의 필요
코스닥시장 상장사 가운데 36%가 올 들어 사업목적을 변경 공시하면서 투자자들의 혼란을 부추긴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사업이나 국외 에너지개발 지분 참여 등을 앞세워 사업목적을 2차례 이상 바꾸거나 추가·삭제하는 등 ‘공시 남발’을 일삼은 기업들도 수두룩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내용을 집계한 결과, 올 들어 이달 2일까지 사업목적 변경을 공시한 코스닥 상장사는 모두 360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05개보다 18% 늘었다. 이 가운데 2차례 이상 사업목적을 변경한 기업은 67곳이었다. 휴대전화 카메라 모듈 제조업체인 선양디엔티는 4차례나 바꿨고, 레드캡투어와 모빌탑, 월드조인트, 제이에스 등 6사는 3차례씩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목적 변경 공시(정정공시 제외) 건수도 435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56건에 견줘 22.2% 급증했다. 사업목적 변경 공시 건수는 △2001년 242건 △2002년 290건 △2003년 315건 △2004년 345건 △2005년 392건 등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사업목적을 추가하거나 삭제한 공시는 올 들어 42건이었다. 이중 2차례 이상 정정공시를 한 상장사는 두림티앤씨와 샤인시스템, 솔빛텔레콤 등 7개였다.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반영하듯 이들 기업의 주가는 공시 전후로 크게 출렁이는 모습을 보였다. 9월 한달 동안에만 사업목적 변경을 공시한 기업 24개 가운데 공시 전후 5거래일 동안 주가 변동률이 5%를 넘는 기업은 모두 18개였다.
인공피혁 제조사인 두림티앤씨는 최근 에너지 관련 사업 진출 등을 포함해 두 차례 사업목적 변경을 공시했다가 다시 4차례나 정정공시를 했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 5일과 8일 이틀 연속(거래일 기준) 상한가를 기록했다가 9일 5% 이상 하락하는 등 크게 출렁였다. 지난 2일 신재생에너지 개발과 판매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한 유니보스도 공시 전날 하한가까지 추락했다가 변경 공시 뒤 9일까지 4차례나 상한가를 기록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증시 활황을 틈타 신규 사업을 호재로 단기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리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최익림 기자 choi21@hani.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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