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위 중 절반은 1년뒤 순위권 밖으로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상위 회사들의 순위 변동이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횡령·배임 등에 따른 시장 참여자들의 외면으로 시장 대표주들이 유가증권시장으로 옮겨가고, 주가 급변 등의 영향으로 상위권 가운데 절반 가까운 회사가 1년 뒤에는 순위권 밖으로 사라지고 있다.
5일 대우증권이 1997년부터 지난해까지 12년 동안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 상위 50개 회사들을 분석한 보고서를 보면, 상위 회사군에서 나타난 탈락률이 유가증권시장은 평균 19.5%인데 비해 코스닥시장은 그 2배가 넘는 44.8%를 기록했다. 코스닥시장에서 50위권에 들었던 회사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1년 뒤에는 5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는 얘기다. 1999년과 2005년에는 탈락률이 60%를 넘었다.
임태근 대우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시장이 트렌드에 따라 변화가 극심하다는 것을 뜻한다”며 “강세장과 약세장 때도 코스닥시장은 유가증권시장에 비해 하락할 때는 크게 하락하고 상승할 때는 적게 상승해, 위험은 크지만 수익률은 오히려 낮아 시장 참여자들의 외면이 지속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일부 코스닥 기업들의 잦은 대주주 교체, 횡령·배임 등도 시장의 신뢰를 떨어뜨린 요인이었다.
증권선물거래소 자료를 보면,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 동안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상위 20위권에서 자리를 계속 유지한 기업은 에스케이(SK)브로드밴드(옛 하나로텔레콤)와 시제이(CJ)홈쇼핑, 다음, 지에스(GS)홈쇼핑 등 4곳에 불과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포스코, 한국전력, 에스케이텔레콤 등 모두 11곳이 20위권 자리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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