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매 현황
외국인이 한국과 대만, 인도 등 신흥국 시장에서 주식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세계 금융불안이 누그러진 데 따른 위험자산 선호로 신흥시장에서 사자세를 더욱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4천억원 어치가 넘는 주식을 순매수하면서 사흘째 사자세를 이어갔다. 외국인은 4월 한 달 동안 무려 4조2008억원어치의 주식을 샀다. 월간 순매수 규모로는 역대 최고치다. 이전에는 2004년 1월의 4조503억원이 최고 기록이었다. 외국인은 올해 1월 77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가 2월 8618억원어치를 순매도한 뒤 3월 1조2768억원어치를 사들인 바 있다.
외국인은 다른 아시아 신흥시장에서도 주식 매수 강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 자료를 보면, 외국인은 4월 대만에서 32억4040만달러, 인도 15억7300만달러, 필리핀 4억800만달러, 인도네시아 2억3800만달러, 타이에서 1억790만달러 등의 주식을 사들였다. 아시아 신흥시장에서 3월 사자세로 돌아선 뒤 4월에는 모든 나라들에서 매수세를 더 키운 것이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3월 이후 미국 은행 실적이 예상보다 나을 것이라는 전망과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신흥시장으로 자금이 흘러들었는데, 특히 아시아 쪽으로 강하게 들어왔다”며 “투자자들이 지난해 한국과 대만에서 주식보유 비중을 워낙 크게 축소한 터라 이를 다시 채우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4월 들어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면 3487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가,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반면, 한국과 대만 등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국외 펀드들로는 지난 한 주 동안 8억달러가 들어오는 등 7주 동안 계속 자금이 유입됐다.
국내 주가 상승도 외국인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 자료를 보면, 코스피지수와 주식 매수 주체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외국인과 주가와의 상관계수는 0.45, 개인 -0.03, 기관 -0.33으로 나타났다. 상관계수는 1에 가까울수록 서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1에 가까울수록 서로 반대로 움직이는 상관관계가 크다는 것을 뜻한다. 외국인이 주식을 사들이면 주가가 오르고, 팔면 내려가는 쪽으로 움직였다는 것이다.
외국인은 지난달 운수장비(1조70억원)와 금융(7649억원), 전기전자(5630억원), 건설(5495억원) 업종 주식을 사들인 반면, 통신업종(-1534억원) 등의 주식을 팔았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은 그동안 글로벌 구조조정에서 수혜를 누릴 수 있는 정보기술(IT)주와 자동차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이다가 최근에는 금융주까지 사들이고 있다”며 “중국의 성장 모멘텀이 강해지면 가장 크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한국과 대만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쪽으로도 대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 지수는 28.56 오른 1397.92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2일(1419.65) 이후 7개월 만에 최고치이다. 외국인 주식 순매수에 힘입어 원-달러 환율은 9.5원 떨어진 1272.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거래일 기준으로 사흘 동안 79.3원 급락하면서 지난해 말 1259.5원 이후 최저치 기록이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은 그동안 글로벌 구조조정에서 수혜를 누릴 수 있는 정보기술(IT)주와 자동차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이다가 최근에는 금융주까지 사들이고 있다”며 “중국의 성장 모멘텀이 강해지면 가장 크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한국과 대만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쪽으로도 대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 지수는 28.56 오른 1397.92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2일(1419.65) 이후 7개월 만에 최고치이다. 외국인 주식 순매수에 힘입어 원-달러 환율은 9.5원 떨어진 1272.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거래일 기준으로 사흘 동안 79.3원 급락하면서 지난해 말 1259.5원 이후 최저치 기록이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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