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대만 주가 비교
대만 증시, 중국 투자허용으로 폭등세
“투자 제한 풀리면 국내도 긍정적 영향”
“투자 제한 풀리면 국내도 긍정적 영향”
올해 들어 대만 증시가 중국 본토 덕분에 크게 뛰었다. 최근에는 대만이 중국 ‘적격국내기관투자자’(QDII)들의 대만 증시 투자를 허락하면서 폭등세를 보이기도 했다. 한국을 유력한 투자처로 고려하고 있는 중국 기관투자자들의 움직임은 국내 기업과 증시에도 영향을 끼친다.
12일 대만 증시의 자취안지수는 세계 증시 약세 등으로 214.95포인트(3.23%) 하락한 6432.55로 마감하며 여드레 동안의 오름세를 끝냈다. 코스피지수도 11.65포인트(0.82%) 내린 1403.51로 나흘 만에 하락했다. 앞서 대만 증시는 지난달 26일 금융당국이 중국 본토 투자자들한테 주식과 선물에 투자하는 것을 허락하고 29일 중국 국영기업 차이나모바일이 대만 이동통신업체 파이스톤의 지분 12%를 178억 대만 달러(약 7천억원)에 사겠다고 밝히면서 폭등세를 보였다.
자취안지수는 지난달 28일 5596.73에서 지난 11일 6647.50으로 8일 만에 18.8%나 상승했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11일까지 44.8%나 뛰어올랐다. 이 기간 동안 중국 상하이지수는 41.7%, 코스피지수는 25.9% 올랐다. 대만의 상승세가 다른 아시아 나라에 견줘 월등히 높다.
유새롬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중국 기관투자자들의 대만 증시 투자 허용과 푸젠성의 대규모 경제특구 공동개발 등 양안간 협력이 호재로 작용했다”며 “글로벌 금융시장 안정과 함께 해외자금이 급속도로 몰린 것도 상승 요인”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11일까지만 33억6천만달러(4조원)가 대만 증시로 흘러들었다. 외국인이 올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사들인 7조원의 절반이 넘는 금액이다. 짧은 시간에 대만으로 외국돈이 대규모로 몰려 들었던 것이다.
이런 현상이 한국에 우호적이지는 않다. 이인구 대우증권 연구원은 “퇴출돼야 할 대만의 반도체 기업 등이 중국으로부터 자금 유입으로 살아 남고, 중국 기업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는다면 한국 기업한테는 마이너스로 작용할 것”이라며 “한국과 대만한테 중국이 가장 큰 수출시장이어서 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국 기관투자자들은 한국 증시 투자에도 관심을 높이고 있다. 2007년 말 ‘적격국내기관투자자’를 통한 투자 허용으로 지난해 2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375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올해 들어서는 3월까지 3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아직 규모가 작지만 지난달 상하이의 한 펀드가 국내 증권사를 통해 1천억원 규모의 주식을 사들였고, 한 자산운용사도 50억달러의 펀드 가운데 일부를 한국에 투자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연구원은 “중국 자금은 다른 펀드를 통해 간접적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 중국 국적으로 잡히지 않기도 한다”며 “투자자금 제한이 풀려 국내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면 국내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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