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가증권시장(상장지수펀드 포함) 외국인 자금 순매수
“유럽 투자자금 대거 유입에 안정성 상승” 기대
업종 대표주에 집중…주가 차별화 심화 지적도
* FTSE : 파이낸셜 타임스 스톡 익스체인지
업종 대표주에 집중…주가 차별화 심화 지적도
* FTSE : 파이낸셜 타임스 스톡 익스체인지
한국 증시가 21일부터 ‘파이낸셜 타임스 스톡 익스체인지’(FTSE·푸치) 선진지수에 편입된다. 이에 따라 상당한 규모의 외국 투자자금이 흘러들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그렇지만 지수에 편입되는 대기업들로 효과가 집중돼 주가 차별화가 심화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광수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은 10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푸치가 한국이 21일부터 선진지수에 정식으로 편입된다고 알려 왔다”며 “중장기적인 투자자금이 국내로 유입돼 주가 변동성이 완화되는 등 국내 증시의 안정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푸치 지수는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와 런던증권거래소가 함께 설립한 ‘푸치 인터내셔널’이 작성해 발표하는 주가지수로 유럽계 펀드들이 자금 운용 기준으로 삼고 있다. 미국계 자금이 운용 기준으로 삼는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지수와 함께 세계 2대 투자 지표로 꼽힌다.
푸치 지수는 시장 수준과 규모에 따라 세계 시장을 선진시장과 선진신흥시장, 신흥시장, 프런티어 시장 등으로 구분하는 데 한국은 선진신흥시장에 속했다가 지난해 9월 선진시장 편입이 결정됐다. 삼성전자와 포스코, 케이비(KB)금융지주, 현대차 등 107개 종목이 편입돼 있다.
거래소는 선진지수 편입에 따라 약 213억달러의 투자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푸치 지수를 기준으로 하는 투자자금은 약 3조달러인데, 이 가운데 90% 이상인 2조7000억~2조8500억달러가 선진시장에 투자된다. 신흥시장에는 1500억~3000억달러가 투자된다. 신흥시장에서 한국의 비중은 8월말 기준 14.93%다. 선진시장에서는 1.98%에 그친다. 선진지수에 편입되면 535억~564억달러가 들어올 가능성이 있는 반면, 신흥시장 이탈로 빠져나갈 자금은 224억~448억달러여서, 평균 213억달러가 유입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황빈아 교보증권 연구원은 “푸치 선진지수 편입이 발표된 지난해 9월 이후 외국인이 주식을 과도하게 팔 때 유럽계 자금은 오히려 매수 우위를 보였던 적이 많았다”며 “선진지수 편입 이후에도 이런 현상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노무라증권 자료를 보면, 지난 7월말 현재 푸치 지수에 편입된 기업들의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주가수익배율(PER)이 한국은 17.5배인데 견줘, 미국은 25.2배, 영국 18.6배, 독일 19.4배이다. 이 본부장은 “선진지수 편입으로 우리 증시 저평가를 완화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선진지수 편입으로 증시가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1998년 포르투갈은 선진지수 편입 이후 주가가 상승했지만, 2001년 그리스와 2008년 이스라엘은 오히려 하락했다.
푸치 지수 등 특정 지수를 기준으로 삼는 자금은 시장 전체를 산다는 관점에서 투자하기 때문에 업종 대표주들을 산다. 이로 인해 대형 우량주와 다른 주식들 간의 격차가 더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대형주 위주로 매매를 하는 만큼 푸치 선진지수 편입 이후에도 이런 모습은 여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치 선진지수 편입이 엠에스시아이 선진지수 편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엠에스시아이는 지난 6월 한국을 선진지수에 편입하지 않기로 하고 내년 6월 말까지 대만과 함께 선진지수 편입 여부를 계속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엠에스시아이 쪽은 거래소 등에 코스피200과 같은 지수에 대한 이용권한을 요구하고 있지만 거래소 등은 난색을 보이고 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푸치 선진지수 편입이 엠에스시아이 선진지수 편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엠에스시아이는 지난 6월 한국을 선진지수에 편입하지 않기로 하고 내년 6월 말까지 대만과 함께 선진지수 편입 여부를 계속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엠에스시아이 쪽은 거래소 등에 코스피200과 같은 지수에 대한 이용권한을 요구하고 있지만 거래소 등은 난색을 보이고 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