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형은행 성적표 ‘두근두근’

한·미 주요 기업3분기 실적 발표 일정

이번주부터 국내외 주요기업 3분기 실적 발표
2분기 ‘반짝실적’ 한풀 꺾여 국내증시 ‘악영향’ 우려

‘돌아온 어닝 시즌(실적 발표 시기)에 주목하라’

13일 한국에서는 엘지화학이, 미국에서는 대표적 정보기술업체인 인텔 등이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것을 시작으로 국내외 주요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 일정이 줄줄이 예고돼 있다. 10월 이후 국내외 증시의 향방을 좌우할 비밀상자가 드디어 열리는 셈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미국 기업, 특히 대형은행의 실적을 핵심변수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불러온 주인공인 상당수 미국 대형은행들의 3분기 실적이 지난 2분기 실적에 못미칠 가능성이 큰 가운데, 막상 이들 금융주들이 어느 정도의 성적표를 보여주느냐에 따라 국내외 경기 회복 정도를 가늠해볼 수 있는 탓이다. 게다가 지난 상반기 이들 대형은행이 예상보다 개선된 실적을 낸 데는 자산매각이나 정부의 자산 시가평가 유예 등 일회성 요인이 큰 보탬을 줬다는 점도 이들의 ‘진짜 실력’에 대한 궁금증을 키우는 요인이다.

현재로서는 3분기 실적이 2분기에 견줘 크게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 월스트리트의 경제분석가들은 12일 현재 3분기 주당순이익(EPS)은 제이피모건이 0.49달러, 시티그룹 -0.21달러, 골드만삭스 4.24달러, 뱅크오브아메리카(BOA) -0.07달러 등으로 추정하고 있다. 제이피모건을 뺀 나머지 은행들의 실적은 2분기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시티그룹과 같은 전통 상업은행의 실적 전망이 점차 하향 조정되고 있는데, 이는 주택대출과 소비자신용 등 핵심 사업부문은 여전히 부진하다는 뜻”이라며 “대형 은행들이 내놓게 될 실적이 시장의 예상치보다도 낮게 나오면 미국은 물론 한국 증시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는 달리 미국 제조업체들의 실적은 개선되는 추세다. 김중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주 세계 최대 알루미늄 기업인 알코아의 실적 개선세에도 확인됐듯 전반적으로 미국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은 2분기에 견줘 한층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 증시는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서 국내업체의 3분기 실적은 업종에 따라 희비가 크게 엇갈릴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Fn)가이드 자료를 보면, 정보기술 업종의 영업이익은 2분기 2조4001억원에서 3분기에 4조9557억원으로 106.5% 급증할 것으로 추정됐다. 순이익도 2분기 4조2763억원에서 3분기 5조8738억원으로 37.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자동차 등 경기소비재 업종은 2분기에 견줘 영업이익은 16%, 순이익은 34.1% 줄어들고, 금융업종의 영업이이과 순이익도 2분기보다 각각 16.8%, 18.3%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황상철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