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그룹 현금성 자산 보유 현황
555개 법인, 78조 보유
상장회사들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이 지난해 말에 견줘 10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영업 등을 통해 벌어들인 돈을 투자재원으로 사용하기보다는 ‘곳간’에 쌓아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자료를 보면, 지난 9월 말 현재 유가증권시장 상장 12월 결산법인 555곳의 현금성 자산 총액은 78조8009억원으로 지난해 말(69조4075억원)보다 9조3934억원(13.53%) 늘어났다. 현금성 자산에는 재무상태표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비롯해, 단기자금 운용 목적으로 소유하거나 기한이 1년 이내에 도래하는 금융상품이 포함된다. 거래소 관계자는 “기업들이 투자보다는 유동성을 확보해 두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10대그룹 계열사들의 현금성 자산은 9월 말 현재 48조6140억원으로 지난해 말(43조6558억원)보다 11.36% 증가했다. 그룹별로 보면, 삼성그룹의 현금성 자산이 13조5654억원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현대자동차그룹(10조1626억원), 에스케이(SK)그룹(5조8914억원), 엘지(LG)그룹(5조1932억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포스코그룹의 현금성 자산은 9월 말 현재 5조3793억원으로 지난해 말(2조5282억원)보다 112.77%나 증가해, 올해 들어 증가 규모와 폭이 가장 컸다. 반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금호아시아나그룹(-68.24%)과 선박 수주 급감 등에 시달리는 현대중공업그룹(-54.11%) 등은 현금성 자산이 크게 감소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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