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보상배율 현황
채무상환 능력 뚝 떨어져
상장회사들이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줄어들었는데 이자비용은 크게 늘면서 빚을 갚을 능력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거래소 자료를 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12월 결산법인 558곳의 9월 말 기준 이자비용은 모두 9조594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조2132억원)에 견줘 33.01%나 증가했다. 반면, 이들 회사의 영업이익은 36조2164억원으로 지난해(45조7461억원)보다 20.83% 감소했다.
이에 따라 이들 기업의 이자보상배율은 3.77배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34배에 견줘 크게 낮아졌다. 이자보상배율이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을 나타내 주는 지표다.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이면 회사의 본업인 영업으로 벌어들인 수익으로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올해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인 회사는 모두 135곳으로 지난해 122곳보다 13곳 늘었다. 거래소 관계자는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차입이 늘어나면서 이자 부담이 커진 것이 이자보상배율을 떨어뜨린 주 요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0대그룹의 빚 상환 능력도 크게 떨어졌다. 10대 그룹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이자보상배율은 10.27배였으나 올해는 6.06배로 줄어들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77.81배로 가장 높았으나 지난해(301.92배)에 견주면 감소 폭도 가장 컸다. 이어 엘지(LG)그룹(17.87배), 삼성그룹(17.53배), 롯데그룹(15.46배) 등의 차례로 이자보상배율이 높았다.
이자비용을 한푼도 내지 않는 무차입 경영 회사는 광주신세계와 남양유업, 아모레퍼시픽, 엔씨소프트, 유한양행, 태평양 등 모두 34곳이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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