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기자 kimyh@hani.co.kr
‘통보식’ 협상엔 인사평가 중요
자신의 업무성과뿐만 아니라
회사실적 기여도 수치화 준비
동료나 동종업계 연봉 파악해
자신감 있게 원하는 금액 제시
자신의 업무성과뿐만 아니라
회사실적 기여도 수치화 준비
동료나 동종업계 연봉 파악해
자신감 있게 원하는 금액 제시
직장인 교육 전문업체인 휴넷은 직장인들이 연말 인사평가 시즌을 맞아 가장 먼저 ‘핵심성과지표 점검’을 하고 있다고 했다. 직장인 458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인사평가 시즌에 핵심성과지표 점검(39.7%)에 이어 ‘업무성과 정리’(33.2%)를 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핵심성과지표는 조직의 목표 달성 정도를 측정하는 지표다.
휴넷 관계자는 “사원·대리급은 인사평가를 잘 받기 위해 주로 자신의 업무성과만을 준비하지만, 과·차장급 이상은 핵심성과지표 점검을 1순위로 꼽는 등 업무 외 자기계발 등 회사에서 바라는 역량 부분까지 파악해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게 달랐다”고 설명했다.
또 응답자 가운데 66.4%는 인사평가 시즌에 가장 신경 쓰는 것으로 ‘평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업무결과를 챙긴다’고 답했다. ‘사내 정보수집’은 13.8%였으며, ‘자신에 관한 소문이나 평가 관리’ 7.2%, ‘상사에게 아부 등 호의적 관계 유지’가 4.6%로 뒤를 이었다.
성과보고 뒤 인사평가가 끝나면 다음 차례는 연봉 협상이다. 국내 기업은 연봉제를 도입한 지 꽤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사실 제대로 된 협상 대신 ‘통보’를 하는 경우가 많다. 직장인 대부분도 자신의 성과나 가치를 자신있게 내세우지 못하고 회사의 제안에 마지못해 동의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 과정에서 불만이 쌓인 직원은 사기가 높아지기보다는 연초부터 떠날 생각까지 하기 십상이다. 한 중견기업 직원은 “최근에 인사평가 뒤 받은 등급을 수용할 수 없었던 한 직원이 임원과 면담한 뒤 ‘다음에 신경 써줄게’라는 말을 듣고는 그대로 그만둔 적도 있다”고 했다. 반면 또다른 기업에서는 ‘통보된’ 연봉을 받아들이지 않고 버티다가 1000만원을 올려받은 사례도 있었다. 그러나 이런 과정 자체는 비밀에 가깝다.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연봉을 얼마 받는지 자체가 비밀규정으로 묶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연봉 협상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온라인 취업포털 인크루트는 우선 자신의 가치를 파악하기를 권했다. 자신의 시장 가치는 동료 직원들의 연봉 수준, 동종 업계나 직무의 연봉수준, 자신의 업무에 대한 시장의 수요 등 세가지 요소로 가늠해볼 수 있다. 다음은 데이터다. 가급적이면 자신이 한해 동안 회사 실적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수치화하면 협상에서 유리하다.
헤드헌팅 전문업체인 커리어케어의 이진영 이사는 “본인이 조직에 얼마나 충성했는지보다 중요한 것은 팀원을 얼마나 성장시켰는지, 그리고 조직성과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보는 것이다. 그다음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충분히 (자신의 의사를) 드러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셋째는 ‘앵커링 이펙트’(닻 내리기 효과) 전법도 써볼 만하다. 실제로 협상이 진행돼 신경전에 들어가게 되면, 일단 처음에 제시된 연봉이 조율의 기점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인크루트는 “설사 기대하지 않는 숫자라도 일단 제시되면 그 근처에서 최종 결과물이 도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넷째는 자신감 있는 태도다.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직원이 먼저 기죽기 마련이다. 협상을 맡은 건너편 임원이 “회사가 지금 어렵다”며 위기론을 꺼내지 않은 때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좋은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강하게 나갈 필요도 있다. 장재섭 인크루트 팀장은 “의견은 최대한 전부 전달한다고 해도 말 자체는 바르고 정중하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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