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민 놀부창업전략연구소장이 지난 9월2일 경기도 남양주시청에서 베이비붐 세대 예비 창업자들을 대상으로 창업 강의를 하고 있다. 놀부창업전략연구소 제공
[경제와 사람] 김형민 놀부창업전략연구소장
김형민(38) 놀부창업전략연구소장은 1년에 50차례 지방자치단체 등을 돌며 무료로 창업 강의를 하고 있다. 그는 “정신 차리라”는 말을 자주 한다. 베이비붐 세대인 예비 창업자에겐 목소리를 더 높인다. 그는 “50대 자영업자 폐업률이 48%다. 창업은 생존 문제”라고 했다. 예비 창업자들은 대부분 ‘파랑새증후군’에 빠진다. 실패는 남 얘기고 ‘대박 환상’에 사로잡힌다. 그는 22일 “‘대박 시대’는 끝났다. 창업에 내몰린 사람들이 바늘구멍만한 대박의 확률게임을 하는 것은 죽는 길이다. 지속적인 생존능력을 갖춘 ‘안전 창업’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2001년 한 외식업체에 입사해 점포개발 업무로 일을 시작한 김 소장은 씨제이(CJ)푸드빌과 제너시스 비비큐(BBQ)그룹 등에서 창업전략 업무를 하다 2012년 놀부창업전략연구소로 영입됐다. 그는 이때부터 ‘안전 창업’을 주제로 본격 강의에 나섰다. 대박 아이템으로 예비 창업자를 유혹하는 컨설턴트들이 즐비한 창업시장에서 ‘안전 창업’을 꺼내든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당시 자영업 폐업률이 심각할 정도로 높아졌다. 우리 창업시장은 진입장벽이 낮아 들어오고 나가는 사람이 많다. 유행 창업아이템은 3년 주기로 바뀌는데 1%의 대박 신화만 좇으며 우르 쏠렸다 빠진다. 이 위험한 구조에 수많은 잠재적 예비 창업자들이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고 했다.
그는 창업 실패 사례를 많이 목격했다. 강의 때마다 아버지 연배 되는 ‘어른’들에게 쓴소리를 하는 이유다. 그는 “어떤 분은 전 재산 수억원을 투자해 장사가 잘되는 커피전문점이 있던 곳에 권리금을 주고 들어갔다. 그런데 권리금을 받고 나간 커피전문점 사장이 맞은편에 똑같은 커피전문점을 내는 바람에 망했다”고 말했다. 그는 “창업 준비할 때 여유 있던 표정들이 가게를 차리고 나면 싸늘하게 바뀌어 있다. 가만히 앉아서 돈 까먹는 기분은 본인 아니면 모른다. 공기업이나 대기업 퇴직한 분들한테는 다 버리고 시작하라고 한다. 몸을 안 움직이려 하고 투자금 많으면 다 되는 걸로 생각하는 분이 많은데 그런 분들에게는 창업하지 말라고 한다”고 말했다.
전국 돌며 무료 창업강의
“1% 확률 게임은 죽는 길
남의 상권분석 기대 접고
자기 스스로 전문가 돼야” 그에게 ‘안전 창업’ 비결을 물었다. 그는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 스스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신이 전문가가 되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창업시장에는 절대적인 전문가가 없다. 내 말도 정답이 아니다. 해당 상권을 현장에서 많이 본 사람이 전문가다. 최근 빅데이터를 활용한 상권분석이 많지만, 과학적 상권분석이란 나올 수가 없다. 사람들은 유동인구 많고 입지 좋으면 장사 잘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 초입보다 중간 지점이 잘되는 상권이 있고, 변두리에서 배달업만 해서 매출 높게 올리는 상권도 있다. 상권이란 보이지 않는 현장의 무수한 변수에 따라 전부 제각각이다. 손님 입장에서 생각하면 답이 보인다.” 김 소장은 창업할 때 업종을 먼저 선택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우선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을 분리해서 꼽으라고 했다. 그는 “잘하면서 하고 싶은 업종으로 타협을 해야 한다. 2억원을 갖고 있다고 하자. 스타벅스를 차리려면 대출을 받게 되고 무리한 투자를 하다 보면 사업성이 떨어진다. 오히려 테이크아웃 위주의 소형 커피브랜드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 창업한 업종에 대해 기본 지식을 쌓고 반드시 직접 관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돈이 좀 있는 분들은 대부분 큰 고깃집이나 일식집을 하고 싶어한다. 그런데 생선이나 고기 원가관리도 모르니 주방장한테 당하는 경우가 있다. 가게는 다른 사람한테 맡기지 말고 직접 관리해야 한다. 몸이 편하면 수익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정필 기자 fermata@hani.co.kr
“1% 확률 게임은 죽는 길
남의 상권분석 기대 접고
자기 스스로 전문가 돼야” 그에게 ‘안전 창업’ 비결을 물었다. 그는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 스스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신이 전문가가 되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창업시장에는 절대적인 전문가가 없다. 내 말도 정답이 아니다. 해당 상권을 현장에서 많이 본 사람이 전문가다. 최근 빅데이터를 활용한 상권분석이 많지만, 과학적 상권분석이란 나올 수가 없다. 사람들은 유동인구 많고 입지 좋으면 장사 잘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 초입보다 중간 지점이 잘되는 상권이 있고, 변두리에서 배달업만 해서 매출 높게 올리는 상권도 있다. 상권이란 보이지 않는 현장의 무수한 변수에 따라 전부 제각각이다. 손님 입장에서 생각하면 답이 보인다.” 김 소장은 창업할 때 업종을 먼저 선택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우선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을 분리해서 꼽으라고 했다. 그는 “잘하면서 하고 싶은 업종으로 타협을 해야 한다. 2억원을 갖고 있다고 하자. 스타벅스를 차리려면 대출을 받게 되고 무리한 투자를 하다 보면 사업성이 떨어진다. 오히려 테이크아웃 위주의 소형 커피브랜드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 창업한 업종에 대해 기본 지식을 쌓고 반드시 직접 관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돈이 좀 있는 분들은 대부분 큰 고깃집이나 일식집을 하고 싶어한다. 그런데 생선이나 고기 원가관리도 모르니 주방장한테 당하는 경우가 있다. 가게는 다른 사람한테 맡기지 말고 직접 관리해야 한다. 몸이 편하면 수익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정필 기자 fermat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