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우옌타오 베트남 ‘포츠앤팬즈’ 총괄매니저
[‘청년 아시아’ 발언대] 응우옌타오 베트남 ‘포츠앤팬즈’ 총괄매니저
내가 일하고 있는 포츠앤팬즈(Pots ’n Pans)는 고급 레스토랑이다. <뉴욕 타임스>와 글로벌 여행 사이트 트립어드바이저에 소개되기도 했다. 일반 레스토랑과 다른 점은 베트남 최초로 사회투자를 통해 설립된 사회적기업이라는 점이다. 포츠앤팬즈는 불우한 청소년들에게 기술과 인성을 교육하는 사회적기업 코토(KOTO)의 졸업생들이 만들었다. 코토와 오스트레일리아의 임팩트 투자회사가 함께 투자해 2012년 설립됐다. 포츠앤팬즈 직원들의 80%는 코토 졸업생이다. 이곳에서 일하는 이들은 최저임금 이상의 급여와 출산·육아 휴가 등 안정된 수준의 급여와 복지를 제공받는다.
나는 포츠앤팬즈 설립 초기부터 투자자와 총괄매니저로서 함께해왔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요리전문대학을 막 졸업했을 무렵, 지미 팸 코토 대표의 제안으로 합류했다. 10여년 전 나는 가난에 굶주려 길거리를 헤매는 길 위의 아이들 중 하나였다. 외국 대사관 앞에서 엽서를 팔던 중 대사관 직원의 소개로 코토에 입학했다. 그렇게 2년 동안 코토에서 요리 기술과 사회에서 자립하는 법을 배웠다. 졸업 후 일반 레스토랑에 취직해 안정된 수입을 얻을 수 있었지만, 나는 코토 레스토랑 매니저의 길을 선택했다. 베트남은 아직까지도 생계를 위해 길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이 많다. 이런 아이들에게 새롭게 삶을 개척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웰빙 열풍과 함께 베트남 요리가 한국에서 인기가 높다고 들었다. 신선한 채소와 허브, 향신료로 맛을 내는 베트남 요리는 건강한 식단을 찾는 현대인들에게 안성맞춤이다. 포츠앤팬즈의 목표는 베트남의 일류 레스토랑이 되는 게 아니다.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기업이 되는 데 있다. 레스토랑에서 나온 수익금의 3분의 1은 코토와 베트남의 다른 사회복지 프로그램에 기부하고 있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얼마 전 사회·환경적 가치를 잘 수행하는 기업에 주는 글로벌 사회적기업 인증 ‘비 코퍼레이션’(B Corp)을 획득했다. 나와 같은 1000여명의 코토 졸업생들이 베트남 곳곳에서 다양한 모습의 사회혁신가로 소외된 계층을 위해 땀 흘리고 있다. 나처럼 불우한 청소년기를 보낸 이들이 교육을 통해 일자리를 얻고 어엿한 사회 일원으로서 살아가는 모습을 더 많이 보고 싶다.
응우옌타오 베트남 ‘포츠앤팬즈’ 총괄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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