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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임금노동자의 17%
4년만에 18만6천명 증가
임금은 비열정페이 절반도 안돼
4년만에 18만6천명 증가
임금은 비열정페이 절반도 안돼
법정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열정페이 청년’이 최근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열정페이’란 청년의 열정을 빌미로 한 저임금 노동을 뜻한다.
24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청년 열정페이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15~29살 청년 가운데 최저임금 미만을 받는 열정페이 청년의 수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약 63만5000명에 이르렀다. 이는 통계청이 해마다 8월 실시하는 ‘경제활동인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자료를 활용해 산출한 결과다.
청년 임금근로자 가운데 열정페이 청년 비중은 2009년 14.7%(53.9만명)에서 2011년 12.3%(44.9만명)로 개선 흐름을 보였으나, 2012년 이후 다시 악화해 2015년 17.0%(63.5만명)로 급증했다.
절대 규모로 봤을 땐, 지난 2007년 이후 9년간 2011년이 44만9천명으로 가장 수가 적었고, 지난해가 63만5천명으로 가장 많았다. 결국 열정페이 청년 수가 가장 적었을 때보다 18만6천명이 더 늘어난 셈이다.
이번 연구를 맡은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저성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최저임금 상승률이 비교적 높아, 이를 적용받지 못하는 열정페이 청년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열정페이 청년과 비열정페이 청년의 임금도 배 이상 차이가 났다. 2015년 기준 열정페이 청년의 시간당 임금은 4515원으로 비열정페이 청년 1만741원의 42.0% 수준이었다. 열정페이 청년의 월평균 임금은 71만원으로 비열정페이 청년 185만원의 38.1%에 불과했다.
공적연금, 고용보험, 장시간근로, 근로계약서 작성 등에서도 열정페이 청년과 비열정페이 청년의 격차는 더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해 말 열정페이 청년과 비열정페이 청년의 공적연금 가입률은 각각 17.9%, 82.0%이고, 고용보험 가입률은 16.6%, 78.5%, 근로계약서 작성률은 27.8%, 69.7%다.
‘지난 1년 동안 교육훈련을 받은 비율’도 비열정페이 청년은 2011년 36.4%에서 2015년 59.5%로 크게 개선된 데 견줘, 열정페이 청년은 같은 기간 13.0%에서 19.0%로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교육훈련 등의 측면에서 열정페이 청년과 비열정페이 청년의 기회 격차가 점차 확대돼 ‘일자리 상승 사다리’가 약화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열정페이 청년은 저연령(15~24살), 대학 재학생, 서비스업종과 소규모 사업장 취업자, 비정규직과 임시일용직에서 비중이 높았고, 증가세도 가팔랐다. 특히 이들 부문은 최근 같은 경기 후퇴기에 25~29살, 대학 졸업생, 사무 종사자, 대규모 사업장, 정규직, 상용직보다 더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윤영미 선임기자 young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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