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직장·취업

직원 116명 모두 정규직 “다들 핵심인력이죠”

등록 2016-05-31 20:35수정 2016-05-31 20:56

지비스타일 박용주 대표. 사진 회사 제공
지비스타일 박용주 대표. 사진 회사 제공
강소기업 CEO
지비스타일 박용주 대표

불황에 감원하는 기업들과 달리
올해 파견직 18명 정규직 전환
IMF때 내보낸 20명도 다시 채용
“누구나 자기 몫 하는 소중한 존재”

친환경 내의 ‘무냐무냐’ 등
지난해 매출 50% 늘어 700억
중국 직영점 매출 확대 주력
“우리 회사는 모든 직원이 핵심 인력이예요. 직원 누구나 자기 몫을 다하는 소중한 존재입니다.”

지난 27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 사무실에서 만난 박용주 지비스타일 대표는 어떤 경영자보다 직원을 귀하게 여기는 기업인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비스타일은 친환경 내의 ‘무냐무냐’로 알려진 업체다. 지난해에는 메르스 사태에 따른 내수 침체에도 불구하고 임직원이 힘을 모은 결과, 매출이 전년의 430억원보다 50% 이상 증가한 700억원 규모로 커졌다.

다른 중소기업들이 주로 핵심 인력에 한해 가입시켜주는 ‘내일채움공제’에 이 회사는 전직원을 가입시켰다. 내일채움공제는 중소기업의 핵심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 회사와 직원이 매칭으로 적립금을 쌓아 5년 만기 후 직원이 납입금 대비 3배 이상(세전) 받는 공제제도다. 박 대표는 “내일채움공제에 어떤 직원은 가입시켜주고 어떤 직원은 안 시킬 수가 없어, 회사 부담이 커지더라도 전 직원을 가입시켰더니 직원들의 사기가 한층 높아졌다”고 말했다.

요즘 불황으로 상당수 기업이 직원을 내보내는 것과 달리, 지비스타일은 지난해 7월부터 올 3월까지 물류부문의 파견직 사원 18명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시켰다. 박 대표는 “똑같은 일을 하는데도 월급이나 복지 혜택에 차이가 있다 보니, 직원들 사이에 소통이 잘 안되고 비정규직 직원의 이직이 잦았다”며 “회사 직원 116명이 모두 정규직”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가 이처럼 직원들의 복지에 관심이 높은 것은 자수성가한 자신의 삶을 잊지 않아서다. 형제 많은 가난한 집안의 일곱째 아들로 태어나 중학교 졸업도 겨우 했다. 군대에 다녀온 뒤 울산의 섬유업체에서 일하다 서울로 올라와 동대문시장에서 내의를 팔기 시작한 게 지금 사업의 토대가 됐다. “1993년 어느 날 집에서 어린 딸들이 넋을 놓고 텔레비전을 보길래 뭔가 봤더니 미키 마우스 만화영화였어요. 거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미키 마우스 캐릭터를 넣은 아동 내의를 만들어 팔았는데, 대박을 쳤습니다.”

승승장구하던 사업은 1997년 미키 마우스 캐릭터 소유권자인 디즈니 본사가 다른 대기업 내의업체로 파트너를 바꾸는 바람에 위기를 맞았다. 박 대표는 “미키 마우스 캐릭터를 쓰지 못하게 되자 매출이 뚝 떨어졌다”며 “당시 직원 20명을 내보내면서 회사 사정이 좋아지면 꼭 부르겠다고 했는데, 20명을 전부 다시 채용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위기를 기회로 활용했다. “구제금융 위기가 닥쳐 국산품 애용 운동이 벌어지던 터라, ‘뭐니 뭐니’라는 뜻의 ‘무냐무냐’라는 상표로 좋은 품질의 아동 내의를 만들어 성공을 거뒀습니다.”

지비스타일은 올해 국내 아웃렛몰과 중국 직영점 중심으로 매출을 늘려 750억원 달성에 도전한다. 박 대표는 “대형 아웃렛몰 입점이 지난해 11곳에서, 올해 이미 문을 연 3곳을 포함해 신세계 김해 등 모두 16곳으로 늘어 매출 전망이 밝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2014년 중국 법인을 설립해 직영으로 전환한 중국 시장에서도 올해는 소액이지만 흑자를 내다봤다. “중국에 직영 매장 1개를 여는데 최소한 1억원이 듭니다. 중국 내 28개 직영점에 투자하느라 해마다 10%대에 이르던 영업이익률이 지난해는 2%대에 그쳤어요. 올해부터 중국에서도 흑자를 내 2~3년 뒤엔 한국보다 더 큰 수익을 올릴 겁니다.”

경영혁신형 중소기업 단체인 ‘한국메인비즈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박 대표는 회원사들의 중국 진출 지원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중국 대형 유통업체들로부터 제휴사업 제안을 많이 받아요. 업종별 기업을 엄선해 상하이에서 중국 유통업체들과 교류하는 포럼 개최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상급 학교 진학을 못해 배움에 갈증을 느껴 오던 박 대표는 요즘 학구열을 불태우고 있다. 올해 숭실대 벤처경영학과에 입학한 것. 그는 “지난해 검정고시 학원에 다니며 너무 힘들어 포기할까 생각하기도 했지만, 하고 싶은 공부를 하는 게 너무 즐겁다”며 활짝 웃었다.

윤영미 선임기자 youngm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윤 대통령 ‘체코 원전’ 매달릴 때, 한국경제는 사면초가 1.

윤 대통령 ‘체코 원전’ 매달릴 때, 한국경제는 사면초가

추석 귀경길 ‘농로대란’ 일으킨 티맵 “그렇게 몰릴 줄 몰랐다” 2.

추석 귀경길 ‘농로대란’ 일으킨 티맵 “그렇게 몰릴 줄 몰랐다”

모건스탠리발 반도체 비관론, 근거 따져보니 3.

모건스탠리발 반도체 비관론, 근거 따져보니

거품 낀 벤처처럼 와르르…삼성전자 주가는 왜 파랗게 질렸나? 4.

거품 낀 벤처처럼 와르르…삼성전자 주가는 왜 파랗게 질렸나?

SK하이닉스·삼성전자 등 반도체주 급락…미 ‘빅컷’에도 코스피 하락 5.

SK하이닉스·삼성전자 등 반도체주 급락…미 ‘빅컷’에도 코스피 하락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