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들과 ‘상생’하기 위해 수수료 수입을 포기했더니 오히려 흑자가 났습니다.”
배달 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 형제들’의 김봉진 대표는 25일 오전 제주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2016 벤처 서머 포럼’ 강연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의 경영 성과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배달의 민족은 지난해 8월 결단을 했다. 단기 수익을 내기보다는 ‘상생’을 목표로 이용자 확대에 집중하기로 한 것. 모바일 결제 때 가맹점주에게 부과하던 ‘바로결제’ 수수료 폐지 결정으로 매출의 30%를 포기해야 했지만, 질 좋은 서비스로 트래픽이 늘자 오히려 광고 매출도 늘어났다.
이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매출액 349억원에 영업이익 9억원으로, 2010년 6월 창사 이후 최초로 반기 흑자를 냈다. 김 대표는 “올해 매출은 지난해의 배인 1천억원 조금 안 되는 수준이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배달의민족의 월 주문수는 지난 5월 750만건을 넘어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1조원을 넘긴 연간 총 거래액도 올해는 2조원을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배달의민족은 5년간 내걸었던 ‘정보기술을 활용해 배달산업을 발전시키자’라는 회사 비전을 지난해 ‘좋은 음식을 먹고 싶은 곳에서’로 변경했다. “‘행복’이란 가치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사랑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함께 나누는 시간을 통해 소소한 행복을 자주 느끼게 하고 싶었습니다.”
김 대표는 “직원들이 회사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도 신경을 많이 쓴다”고 했다. 사무 공간도 계단식 회의실, 파티션 없는 사무실 등 다양한 시도를 했다. 사무실에 ‘잡담을 많이 하자’고 써붙여 놓고 업무 중 잡담을 많이 하도록 권장하는가 하면 음악도 계속 틀어놓아 사무실 분위기가 자유롭다고 한다. ‘자유로운 근무 환경에서 창의적 아이디어가 나온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디자이너 출신 기업인다운 발상이다.
김 대표는 직방, 야놀자 등 스타트업들이 참여하는 ‘스타트업 포럼’(가칭)을 출범시키기 위한 준비위원장을 최근 맡았다. “스타트업들이 한목소리를 내면서 사회적 책임도 다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포럼 설립 취지”라고 설명했다.
글·사진 윤영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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