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에스케이(SK), 롯데 등 주요 대기업의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이 시작된 가운데, 채용 형태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기업들은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한 채용설명회를 여는가 하면, 평가 절차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하는 등 실험적 시도에 나섰다.
에스케이텔레콤은 19일 온라인 채용설명회 ‘티커리어 라이브’(T-Career Live)를 열었다.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의 작은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이 설명회를 1만명 넘게 시청했다. 채용 담당자가 개인방송 형식으로 채용 전형을 소개하고 직무 담당자를 초대해 질의·응답을 이어갔다. 에스케이텔레콤은 “보다 많은 취업준비생들에게 채용과 직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려고 온라인 채용설명회를 열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6일 씨제이(CJ)그룹은 페이스북과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 채용설명회를 진행했다. 씨제이는 올해 티브이엔(tvN) 방송 프로그램인 <윤식당> 형식을 차용해 채용 토크쇼 ‘잡(JOB)식당’을 선보였다. 채용 전형 전반사항과 씨제이그룹의 복리 후생 등이 소개됐다. 현대차도 지난 7∼9일 서울 강남구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에서 채용설명회를 열어 온라인 생중계를 진행했다. 현장에 오지 못하는 지원자들도 채용설명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다만 일부에서는 “1대1 취업상담 기회가 줄어든다”는 아쉬움이 나오기도 했다.
롯데그룹의 백화점, 마트 등 일부 계열사는 채용에 인공지능을 활용해 지원자를 평가한다. 인공지능 시스템은 서류전형에서 인재상 부합도, 직무 적합도, 표절 여부 등 3가지 방향으로 지원서를 분석하고, 지원자가 조직과 직무에 어울리는 인재인지 판별한다. 21일 입사지원서 접수를 마감하는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회사 마이다스아이티도 입사 첫 관문으로 인공지능 전형을 실시한다. 온라인 인공지능 면접엔 모든 지원자가 참여할 수 있다. 마이다스아이티 관계자는 “취업 준비생들에게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고, 기업 입장에서는 채용 시간이 단축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심사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박영진 인크루트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 팀장은 “구직자 입장에서는 인공지능 기술로 서류전형을 평가받아 합격 당락이 결정되면 면접관에게 자신을 어필할 기회조차 박탈돼 상실감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진 안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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