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네소타주 헤너핀카운티 지방법원의 판사가 25일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무릎으로 목을 짓눌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경찰관 데릭 쇼빈에게 징역 22년6개월을 선고하는 모습을 그린 그림. 로이터 연합뉴스
흑인 용의자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무릎으로 목을 짓눌러 숨지게 해서 지난해 미국에서 거센 인종주의 항의 시위를 촉발했던 경찰관이 22년6개월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미국 미네소타주 헤너핀카운티 지방법원은 2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경찰관이었던 데릭 쇼빈에게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살해한 혐의로 이 같은 징역형을 선고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쇼빈은 흑인을 숨지게 한 미국 경찰관으로서는 이례적으로 긴 형량을 선고받았다.
2005년 이후 미국에서 공무 수행 중 살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경찰관은 쇼빈을 포함해 11명이며 형량은 6년 징역형부터 종신형까지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 하지만, 공무 수행 중 사람을 죽인 경찰의 대부분은 살인으로 기소되는 경우는 드물고, 유죄 판결을 받는 경우도 이례적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법원은 주의 관련법에 규정된 최장기 형인 12년6개월을 훨씬 초과하는 중형을 선고했다. 미네소타 주법에 따르면 쇼빈은 최대 40년을 받을 수 있지만, 이 주의 양형 지침은 전과가 없으면 최대 12년6개월을 선고하도록 하고 있다. 앞서, 배심원단은 쇼빈의 2급 살인, 2급 우발적 살인, 3급 살인 등 3개 혐의에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을 내렸다.
피터 케이힐 판사는 쇼빈이 “신뢰와 권위를 가진 지위를 남용하고” 숨진 플로이드에게 “특별히 잔인함”을 가했다며, 이런 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유족 쪽은 검찰 쪽이 요구했던 30년에 못 미치는 형이 선고된 것에 실망감을 표했다. 쇼빈은 모범적인 수감 생활을 하면, 형기의 3분의 2를 채운 뒤 가석방될 수 있다. 유족의 변호인인 벤 크럼프는 향후 연방법원의 민권법 재판에서는 최고형을 받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쇼빈은 이날 법정에서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는 플로이드의 유족에게 애도를 처음으로 표했다. 그는 “플로이드 가족에게 나의 애도를 전하고 싶다”며 “여러분에게 마음의 평화가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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