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코스타리카 산호세에서 주민이 대선을 다룬 신문 기사를 읽고 있다. 산호세/로이터 연합뉴스
중앙아메리카 코스타리카의 차기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과 전직 재무장관이 맞붙는 결선 투표로 가려질 전망이다.
7일 코스타리카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실시된 대선 1차 투표를 88% 개표한 결과 국가해방당(PLN)의 호세 마리아 피게레스(67) 후보가 27.3%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에이피>(AP) 통신 보도했다. 이어 사회민주진보당(PPSD)의 로드리고 차베스(60) 후보가 16.7%로 뒤쫓고 있다.
선두인 피게레스 후보는 1994∼1998년 집권했던 전직 대통령으로 28년 만에 두 번째 임기에 도전한다. 그의 부친 호세 피게레스 페레르는 세 차례 대통령을 지낸 인물이다. 그는 대통령 임기를 마친 뒤 통신회사 알카텔로부터 자문료 명목으로 90만달러(10억7801만원)를 받은 의혹을 받았다. 그는 이에 대해 “아무런 부정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2위를 달리는 차베스 후보는 앞선 여론조사에서 4위권에 머물렀으나, 이번에 ‘깜짝’ 선전으로 결선 진출을 눈앞에 두게 됐다. 경제학자 출신으로 현 정부에서 일곱 달 동안 재무장관을 지내다가, 카를로스 알바라도 대통령과 재정적자 처리 문제를 둘러싼 이견으로 사퇴했다. 세계은행 재직 당시 여성 두 명이 그가 성희롱을 했다고 문제를 제기했고, 그는 징계를 받은 뒤 이직했다.
이번 코스타리카 대선엔 모두 후보 25명이 출마했다. 1차 투표에서 40% 이상 득표한 후보가 나올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오는 4월 3일 결선투표에선 피게레스와 차베스 후보가 맞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 후보의 소속 정당은 모두 중도나 중도좌파 성향으로 분류된다.
이밖에 다른 후보 득표율은 신공화당의 파브리시오 알바라도 후보 15%, 기독교 사회통합당의 리네트 사보리오 12.4%, 자유진보당의 델리 페인사이그 후보 12.3% 등의 차례이다.
인구 500만명의 코스타리카는 라틴 아메리카에서 비교적 안정된 나라로 꼽힌다. 그러나 최근 높은 실업률과 부패 스캔들,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부패 척결과 경제 살리기가 이번 선거의 주요 이슈로 부상했다. 코로나19는 하루 확진자가 6천여명에 이르고 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