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새 주한 미국대사에 필립 골드버그(65) 주콜롬비아 대사를 지명했다고 백악관이 11일(현지시각) 밝혔다.
골드버그 대사 지명자는 직업외교관들 중 최고위 등급인 ‘경력 대사’급이다. 쿠바, 볼리비아, 칠레, 콜롬비아에서 경력을 쌓아 중남미에 정통한 외교관이다. 한반도와 관련해서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이행 조정관(2009~2010년)을 지냈다.
그는 주볼리비아 대사(2006~2008년) 때는 우파 반정부 인사들과 모의했다는 의혹을 받고 에보 모랄레스 당시 볼리비아 대통령한테 ‘페르소나 논 그라타’(외교적 기피 인물)로 지정돼 추방되기도 했다. 국무부 정보조사국 담당 차관보(2010~2013년)와 주필리핀 대사(2013~2016년)로도 일했다. ‘분쟁 해결사’로 불린 유명 외교관 리처드 홀브룩(2010년 별세)의 특별보좌관으로 보스니아 내전을 끝낸 데이턴 평화협정 협상에 참여하고, 주코소보 미국사무소를 이끌기도 했다.
주한미국대사는 지난해 1월 전임 해리 해리스가 떠난 뒤 1년 넘게 공석이다. 골드버그 지명자는 통상 여러 달이 걸리는 상원 인준 절차를 고려하면 문재인 정부 임기 안에 부임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