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미국·중남미

마침내 꺼내든 ‘국제금융결제망 스위프트’ 제재…푸틴 움직일까

등록 2022-02-27 12:18수정 2022-02-27 16:15

국제금융거래 차단…외환보유고 못쓰게 중앙은행도 제재
북·이란과 같아…러, 크림반도합병때 거론하자 “전쟁” 엄포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광장에서 26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샌프란시스코/EPA 연합뉴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광장에서 26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샌프란시스코/EPA 연합뉴스

미국과 유럽이 일부 러시아 은행들을 국제 금융 결제망 스위프트(SWIFT·국제은행간 통신협회)로부터 차단하기로 했다. 북한과 이란에 적용한 매우 강력한 제재 수단을 꺼내들면서 압박 수위를 한층 끌어올린 것이다.

미국, 유럽연합(EU),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영국, 캐나다 정상들은 26일(현지시각) 공동성명을 내어, 선별된 러시아 은행들을 스위프트망에서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러시아를 국제 금융 시스템과 우리 경제로부터 고립시키기 위해 (침공의) 대가 부과를 계속한다는 단호한 입장을 갖고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200여개국 1만1천여개 은행의 연결망인 스위프트에서 배제되면 다른 나라 은행들과의 거래가 사실상 어려워진다. 지난해 스위프트를 통해 하루 4200만건의 결제 연락이 이뤄졌다. 자금 결제 확인, 무역 대금 및 외환 거래가 이 망을 통해 중개된다. <워싱턴 포스트>는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때도 스위프트망 차단이 거론됐다며, 이때 알렉세이 쿠드린 전 러시아 재무장관은 자국 은행들이 배제되면 1년 안에 국내총생산(GDP)의 5%가 줄어든다고 예상했다고 전했다. 당시 러시아는 스위프트망 배제는 전쟁을 뜻한다고 서구에 경고했다.

미국과 유럽 정상들은 “제재 효과를 감소시키려고 외환보유고를 쓰는 것을 차단”하겠다며 러시아 중앙은행도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 부유층이 다른 나라 시민권을 취득해 제재를 피하는 ‘골든 패스포트’를 얻지 못하도록 하고,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제재의 효과적 이행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 같은 규모의 나라에 대한 스위프트망 배제나 중앙은행 제재는 전례가 없다. 북한과 이란이 핵개발을 이유로 스위프트망 접근을 제한받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그동안 러시아에 대한 스위프트망 배제를 논의했으나, 독일 등이 에너지 수입 대금 결제가 어려워질 것이라며 반대했었다. 미국과 유럽이 전날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의 자산 동결을 발표한 것도 강대국 정상에 대한 유례 없는 제재다.

미국과 유럽 정상들은 이번 성명에서 “러시아의 전쟁은 2차대전 후 기본적 국제 질서와 기준에 대한 공격”이라며 “이 전쟁이 푸틴의 전략적 실패라는 점을 확실히 하기 위해 집단적으로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프랑스가 26일 영국해협에서 차량들을 싣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던 화물선을 나포했다고 밝혀, 제재의 가시적 조처도 뒤따르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이 배는 제재 대상인 프롬스비야즈은행의 자회사 소유라고 설명했다. 이 은행은 러시아 정보기관장과 총리를 지낸 미하일 프랏코프의 아들로 역시 제재 대상인 표트르 프랏코프가 최고경영자로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전날 사상 최초로 신속대응군 배치를 발표하기도 했다. 30개 회원국 만장일치로 4만명 규모의 신속대응군을 활성화겠다는 것으로, 우크라이나 투입 목적은 아니나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하는 차원이다. 신속대응군에는 미군 7천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유튜버 브라이언 타일러 코언과의 인터뷰에서 대러 제재에서 “유럽뿐 아니라 태평양의 일본과 한국, 오스트레일리아도 있다”며 한국을 언급했다. 미국 국무부는 26일(한국시각)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의 통화에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바이든 대통령의 강력한 추가 제재 발표 및 대러 수출 제한”과 “모스크바에 혹독한 대가를 부과하는 데 있어 모든 동맹 및 파트너들과의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또 그가 문재인 대통령의 제재 동참 발표에 사의를 표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 개시 직후 제재 동참 의사를 밝혔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