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인근 부차의 거리에 러시아군 것으로 보이는 파괴된 전차가 놓여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28일 협상을 앞둔 가운데 접경지대에 배치됐던 러시아 병력의 3분의 2가 우크라이나 영토로 진입했다고 미국 국방부 고위 관리가 27일(현지시각)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리는 그러나 우크라이나군의 저항으로 인해 러시아군의 진격 속도가 느려졌고, 연료 부족과 병참 차질도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리는 “우크라이나인들은 매우 강건하고 용감하며 영웅적인 저항을 하고 있다”며 “러시아군은 자신들이 직면할 저항을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그는 또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중심부로부터 30㎞ 떨어진 곳까지 진출했으나 우크라이나의 어떤 도시도 점령하는 데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리는 러시아군의 진격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데는 러시아군이 공중에서 우위를 점하고는 있으나 우크라이나 공군과 방공망이 여전히 가동되는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군이 드론을 공격에 이용하는 등 “창조적” 방식으로 항전하고 있다고도 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전투에서 러시아군 탱크 146개, 항공기 27기, 헬기 26기, 장갑차 706개를 파괴하고 러시아군 4300명을 사살했다고 이날 주장했다.
미국 국방부의 이런 전황 평가는 전날 내놓은 설명과 비슷하지만, 전날에는 러시아군의 반가량이 우크라이나 영토로 들어왔다고 했는데 24시간 만에 그 비율이 3분의 2로 늘었다는 것이다. 이 관리는 또 러시아군이 자신들이 직면한 문제를 파악하고 적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에이피>(AP) 통신은 미국이 우크라이나군의 취약한 방공망 강화를 위해 처음으로 스팅어 대공미사일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독일도 최근 우크라이나에 이 미사일 500기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정확도가 높은 스팅어 미사일은 헬기 등의 침입에 대비하는 데 효율적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한편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무기 운용 부대에 경계 태세를 지시한 것에 대해 “추가 침략을 정당화하기 위해 위협을 지어내는” 패턴의 반복이라고 <에이비시>(ABC) 방송 인터뷰에서 말했다. 미국 국방부 고위 관리는 이 부대가 경계 태세에 들어간 것은 사실일 것이라며 “미국은 자신과 동맹, 파트너들을 방어하는 우리의 능력을 자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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