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높은 물가 상승률을 잡기 위해 2018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올렸는데, 6차례 추가 인상으로 연내에 기준금리를 2%까지 올릴 가능성도 시사했다.
연준은 16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열어 현행 0~0.25%인 기준금리를 0.25~0.5%로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표결 참여 위원 9명 중 8명이 0.25%포인트 인상에 찬성했고,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0.5%포인트 인상을 주장했다. 이로써 2020년 3월 이래의 ‘제로 금리’ 시대가 끝났다.
제롬 파월 연준 이사회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나는 오늘 회의 테이블에서 위원회가 경제를 가격 안정 상태로 되돌릴 필요성에 대한 확실한 인식을 갖고 있고, 우리가 가진 수단을 정확히 그것을 위해 사용하겠다는 단호한 결심을 봤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노동시장의 공급 사정이 빡빡해 임금과 물가를 계속 자극할 가능성도 기준금리 인상의 근거로 들었다.
연방공개시장위 위원들은 향후 기준금리 방향을 전망하는 점도표를 통해 올해 기준금리가 6차례 더 오를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렇게 되면 연말까지 기준금리는 1.75~2%로 급격히 상승한다. 위원들은 내년 말에는 기준금리가 2.75%에 도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 정도 수준의 인상이 실행된다면 15년 만에 가장 공격적인 금리 인상 정책이 된다고 분석했다. 내년 말에 기준금리가 실제로 2.75%에 이른다면 금융위기가 불거진 2008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 된다.
미국 경제는 40년 만의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다. 연준이 주로 참고하는 개인소비지출 가격지수는 1월에 6.1% 뛰어 40년 만의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역시 7.9%로 40년 만에 가장 컸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시장이 크게 불안정해진 것도 물가 전망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연준은 미국 물가 상승률이 올해 연간으로는 4.3%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준은 앞서 경기 부양을 위해 장기간 시행한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지난주에 모두 종료하면서 유동성 축소를 추진해왔다. 연준은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 12월에 제시한 4%에서 이번에 2.8%로 크게 낮춰잡았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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