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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우크라이나는 푸틴의 아프가니스탄”…푸틴 정권 몰락의 신호탄 될까

등록 2022-03-28 13:51수정 2022-03-29 02:34

교착 지속에 80년대 아프간전 비교 시각
전쟁 동기, 주변 상황, 국제 동향 비슷
‘10년 수렁’ 아프간전 소련 몰락 재촉
‘자멸의 역사 반복 가능성’ 전망까지
27일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 우크라이나인들을 돕기 위해 열린 자선 콘서트 관객들이 블라디미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얼굴 모습에 빨간색 줄을 그은 손팻말을 들고 있다. 빈/로이터 연합뉴스
27일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 우크라이나인들을 돕기 위해 열린 자선 콘서트 관객들이 블라디미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얼굴 모습에 빨간색 줄을 그은 손팻말을 들고 있다. 빈/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교착 국면이 이어지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제2의 아프가니스탄’이 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마이클 비커스 전 미국 국방부 차관은 27일 <시비에스>(CBS) 방송 인터뷰에서 이번 전쟁을 “붉은군대가 사상 처음으로 패배한” 옛 소련의 아프간 침공에 비유했다. 당시 중앙정보국(CIA) 군사요원으로 1979년 발발한 전쟁의 아프간 저항세력 지원을 담당했던 그는 경제 제재와 국제적 고립 등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전망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고 했다.

비커스 전 차관은 소련군은 1980년대에 아프간에서 제대로 작전을 수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러시아군이 지금 하는 것보다는 훨씬 나았다”고 말했다. 당시 소련군은 전쟁 초기에 2~3주 만에 아프간 대부분 지역을 장악했지만,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의 저항에 직면해 진군이 멈췄다는 것이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냐는 질문에는 “그의 22년 통치에 처음으로 물음표가 붙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마이클 맥폴 전 러시아 주재 미국대사도 최근 <워싱턴 먼슬리>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는 푸틴의 아프간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간 침공과 소련 붕괴는 밀접하게 연결됐다”며 “이번 전쟁은 푸티니즘의 종말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두 전쟁을 직접 비교하는 시각이 나오는 것은 그만큼 비슷한 점들이 있어서다. 소련은 국경을 맞댄 아프간이 서구에 접근하고 미군기지가 설치될 수 있다는 판단에 전쟁을 개시했다. 러시아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시도를 이유로 이웃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애초 제대로 맞서지 못할 것 같았지만 미국 등의 군사원조를 받으며 강한 저항을 하는 것도 아프간과 우크라이나의 공통점이다. 두 전쟁이 미국이 약점을 노출한 상황에서 시작된 것도 비슷하다. 미국은 소련의 아프간 침공 때는 이란 인질 사태로 곤경에 빠졌고, 이번에는 아프간에서의 무질서한 퇴각으로 타격을 입은 상태였다.

최대 관심은 ‘이번에도 러시아나 푸틴 정권에 몰락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까’로 모아진다. 1980년대에 소련은 군비를 과도하게 지출하고, 전쟁이 10년이나 끌어 군과 시민들 사기가 떨어지고, 그 영향권에 있던 국가들이 소련의 허약한 실체를 확인하면서 몰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1986~89년 중앙정보국 파키스탄 지부장으로 아프간 저항 세력 지원을 이끈 밀턴 비어든도 <포린 어페어스> 기고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점령하더라도 끈질긴 무장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어든은 전쟁 개시 20일 만에 러시아군 7천명이 전사한 것으로 추산됐는데, 아프간 전쟁에서는 이 정도 전사자가 나오기까지 몇 년이 걸렸다고 했다. 그는 ‘푸틴의 아프가니스탄’이란 제목의 이 글에서 전세가 지금처럼 전개된다면 “아프간 전쟁이 소련에 대해 그랬듯 푸틴 정권과 푸틴 자신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푸틴 대통령이 소련의 영향권 회복을 위해 “역사 되돌리기”에 착수했지만 “(자멸의) 역사를 반복하는 것일 수 있다”고 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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