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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 ‘푸틴 내연녀’ 알려진 카바예바 제재하려다 막판에 보류”

등록 2022-04-25 12:52수정 2022-04-25 13:05

<월스트리트 저널> 보도…올림픽 리듬체조 금메달리스트 출신
푸틴과의 사이에 3자녀 출산설…“푸틴 자극할까봐 보류” 전해
러시아판 &lt;보그&gt; 표지 모델로 나섰을 때의 알리나 카바예바.
러시아판 <보그> 표지 모델로 나섰을 때의 알리나 카바예바.

미국이 블라디미르 푸틴(70) 러시아 대통령의 내연녀로 알려진 여성을 제재 명단에 올리려다 막판에 보류시켰다는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최근 미국 재무부가 알리나 카바예바(39)를 제재 대상에 넣으려고 했다가 푸틴 대통령에게 지나치게 개인적 타격을 주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것을 우려해 제외했다고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리듬체조 금메달리스트인 카바예바는 러시아의 국민적 스타였다. 푸틴 대통령과 카바예바의 관계는 2008년 한 타블로이드 신문이 약혼설을 보도하면서 대중적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난 콧물 범벅인 코와 에로틱한 환상을 갖고 다른 사람들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사람들이 싫다”며 화를 냈고, 타블로이드지 소유주는 이 매체를 폐간했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전처와 아직 이혼하지 않은 상태였다.

미국과 유럽 정보기관 등은 카바예바가 2015년에 스위스에서 푸틴 대통령의 아이를 낳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푸틴 대통령이 8일간 공개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아 의혹을 부추겼다. 카바예바는 2019년에는 모스크바에서 쌍둥이를 출산했다. 한 미국 관리는 쌍둥이 출산 소식은 푸틴 대통령의 친구가 소유하는 신문 웹사이트에 실렸다가 곧 사라졌다고 전했다.

카바예바는 대단한 뒷배경이 아니고서는 설명하기 어려운 경력을 쌓으며 호화로운 생활을 해왔다. 그는 스위스 제네바 근처에서 레만호를 바라보며 헬기 이착륙장을 갖춘 주택에서 살았다. 스위스 루가노 호수 근처 주택에서도 살았다. 선수에서 은퇴한 뒤로 의원을 거쳐 2014년부터는 러시아 친정부 언론 경영자로 재직했다. 유출된 세무 정보로 보면, 카바예바는 2018년에는 1200만달러(약 149억원)의 연봉을 받았다. 카바예바의 할머니, 어머니, 여자 형제도 푸틴 대통령과 가까운 사업가들한테 고급 주택을 취득한 것으로 드러났다.

카바예바는 23일 자신의 이름을 딴 모스크바의 리듬체조 관련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러시아인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자국군을 응원하는 상징인 ‘Z’자 문양을 배경으로 “모든 가족이 전쟁과 관련된 얘기를 갖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 얘기들을 후세에 전해야 한다”고 연설했다.

앞서 미국 재무부는 푸틴 대통령, 그가 전처와의 사이에서 낳은 30대 두 딸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푸틴 대통령도 카바예바도 둘의 관계를 인정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카바예바가 푸틴 대통령의 자산을 해외에 숨겨놓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에 따라 최근 추가 제재 명단을 발표할 때 재무부가 카바예바를 포함시켰지만 막판에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가 이름을 뺐다고 전했다. 미-러 긴장 관계를 더 악화시키고 평화협상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을 우려했다고 한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 관계자는 카바예바가 제재를 받으면 푸틴 대통령이 “공격적으로 반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카바예바에 대한 제재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아직 제재를 받지 않은 다수에 대해 제재 부과를 준비하고 있으며, 언제 제재를 부과하는 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지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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