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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나무 밑 숨은 탱크도 식별”…민간 정찰위성에 추적당하는 러시아군

등록 2022-05-02 11:22수정 2022-05-02 11:29

위성 200개 이미지 정보 미 국방부에 제공
지상 상황 훑으며 러시아군 촘촘이 감시
상업 위성 군사적 활용 본격화한 전쟁
우크라이나군 병력이 러시아군에 포위된 채 결사항전하고 있는 마리우폴 제철소의 황폐한 모습을 보여주는 위성 사진. 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군 병력이 러시아군에 포위된 채 결사항전하고 있는 마리우폴 제철소의 황폐한 모습을 보여주는 위성 사진. 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군이 심한 전력 열세를 극복하고 러시아군을 대적하는 데 ‘민간 정찰위성’이 큰 몫을 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리 정보 파악과 이미지 제작 등 상업적 목적을 지닌 민간 위성들이 이번 전쟁을 통해 군사적 효용을 발휘하는 것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상업용 정찰위성 수백기가 지구 궤도를 도는 환경에서 발생한 이번 전쟁에서 위성 수집 정보가 미국이나 그 동맹국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제공되고 있다고 1일 보도했다. 일부 업체는 우크라이나에 직접 정보를 건네고 있다.

민간 정찰위성의 활약은 전쟁 전부터 예고됐다. 러시아는 전쟁 임박설이 돌던 지난 2월 병력을 철수시킨다고 주장했지만, 그대로 남은 장비와 탱크 이동용 다리 건설 장면이 위성 사진으로 공개되면서 기만전술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민간 위성은 군사용 정찰위성에 견줘 이미지 해상도 등 성능이 떨어진다. 그러나 다수 위성이 수집한 정보를 종합하면 러시아군 이동 상황 등을 상세히 파악할 수 있다. 민간 위성들도 흐린 날씨나 야간에도 관측이 가능할 정도의 성능을 지녔고, 전자 신호를 포착하는 것도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미국 안보 관계자들은 민간 위성이 러시아군 추적을 돕고 그들의 은폐 능력을 감소시켜 전쟁 양상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민간 위성은 피란민 이동 파악과 집단 매장지 발견에도 도움을 준다. 언론에 제공된 위성 사진은 철저한 파괴 양상을 알려 ‘심리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와 계약한 위성 이미지 업체 플래닛 랩스의 최고경영자 윌 마셜은 위성 200개가 하루에 한 번씩 훑는 우크라이나 지상 상황을 종합해 제공한다고 했다. 위성 운영 업체 엠디에이의 최고경영자 마이크 그린리는 “우크라이나는 구름이 많고 야간 작전도 관찰해야 해 어려운 곳”이라면서도, 자사 위성은 나무 밑에 숨은 탱크도 식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상 상황을 15분 안에 이미지로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블랙스카이 테크놀로지의 최고경영자 브라이언 오툴은 지난달 2일 쏴올린 위성은 우크라이나를 더 자주 관찰하려고 애초 예정됐던 궤도를 바꿨다고 했다.

미국은 1999년 위성의 국가 독점 시대가 끝나면서 민간 위성이 활성화됐다. 미국 정부는 기존 군사용 위성의 틈을 메우기 위해 경제성이 월등한 민간 위성에 점점 더 의존해왔다.

일부 업체들은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 등 보복 가능성 때문에 우크라이나 전쟁에 연루된 사실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업체 새털로직은 우크라이나 정부에 정보를 직접 주고, 적십자나 ‘국경 없는 의사회’에는 무료로 제공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 이 업체는 “당신이 대의를 돕는다면 로그인 정보와 인증서를 보내주겠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민간 위성 업체들에게 직접 주문해 우크라이나 지역을 더 많이 정찰할 수 있도록 모금 운동을 하는 단체도 있다.

플래닛 랩스 최고경영자 마셜은 이제 대규모 군사 활동은 모두가 알게 된다며 “우리는 이런 기술 때문에 투명하고 책임을 수반해야 하는 시대로 가고 있다”고 이 신문에 말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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