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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 연준 22년만에 금리 0.5%p 인상-양적긴축 쌍끌이 물가 잡기

등록 2022-05-05 05:00수정 2022-05-05 08:51

40년만 최악 인플레에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
파월 의장 “추가 0.5%p 인상도 테이블 위에”
채권 보유 줄이고 현금 빨아들여 유동성 축소
“우크라 전쟁, 중국 봉쇄도 물가 압력 요인”
0.75%p 인상 선 긋기에 뉴욕증시 3% 급등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이 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이 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2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단번에 0.5%포인트 인상했다. 40년 만의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대처하기 위한 것으로, 연준은 앞으로도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질 수 있다고 예고했다. 연준은 동시에 보유 자산 축소를 통한 유동성 빨아들이기에도 나서 ‘쌍끌이’ 물가 잡기에 돌입했다.

연준은 4일(현지시각) 이틀 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를 마치면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0.75~1%로 0.5%포인트 올린다고 발표했다. 기준금리를 통상적 조정 폭 0.25%포인트가 아니라 그 두 배 규모로 인상한 것은 2000년 이후 처음이다.

연준은 지난 3월, 2018년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당시 연준은 6차례 추가 인상으로 기준금리를 2%까지 끌어올릴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상황이 심각성을 더하자 이번에는 단번에 0.5%포인트 인상이라는 ‘빅 스텝’을 밟았다.

연준은 9조달러(약 1경1398조5천억원) 규모인 자산 축소에도 착수하겠다고 발표했다. 경기 둔화에 대응하는 ‘양적 완화’ 정책으로 연준이 매입한 자산은 주로 미국 국채와 모기지 채권으로 이뤄져 있다. 연준의 자산 규모는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두 배로 늘었다. 이제는 이런 자산을 털어내면서 시중 현금을 회수하는 ‘양적 긴축’에 나서는 것이다. 연준은 6월부터 채권 만기를 연장하지 않는 식으로 매달 475억달러어치, 9월부터는 950억달러어치씩 처분하기로 했다. 앞으로 2~3년간 3조달러어치를 털어낼 계획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이사회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너무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가격 안정을 회복하려면 최대한 빠르고 효과적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추가적 (0.5%포인트) 인상도 앞으로 두세 차례 회의에서 논의해야 한다”며 또다시 단번에 0.5%포인트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그러나 “0.75%포인트 인상은 연방공개시장위가 적극 고려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가능성을 부인하면서, 금융시장이 연준의 정책 방향에 지나치게 반응할 가능성을 경계한 것이다.

위원 12명의 만장일치 결정을 내놓은 연방공개시장위는 성명에서 “인플레이션 우려에 매우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연방공개시장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석유와 식량 공급 사정을 악화시키고 있다며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중국의 봉쇄 정책도 공급망 혼란을 악화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3월에 연간 기준으로 8.5% 상승하며 40여년 만에 가장 가파르게 올랐다. 식품, 에너지, 기타 소비재 가격이 급히 뛴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 지속으로 석유와 농산물 공급 사정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 노동시장 상황도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노동부는 3월 구인 규모가 1154만여건으로 2000년 12월 통계 작성 개시 이래 최다를 기록했다고 3일 밝혔다. 3월 자발적 퇴직자는 454만명으로 전달보다 15만명 늘었다. 노동력 공급 부족은 임금 인상으로 이어져 물가를 더 자극할 수 있다. 파월 의장은 “노동시장이 너무 빡빡하다”고 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연준이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과 자산 축소를 동시에 꺼내든 것은 수십년 만에 가장 공격적인 통화정책을 구사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최근 풀이 죽었던 뉴욕 증시의 에스앤피(S&P)500 지수는 이날 2020년 5월 이래 가장 높은 3.02% 상승세를 보였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도 2.83% 올랐다.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과 양적 긴축이 이미 널리 예상된 상태에서 파월 의장이 0.75%포인트 인상은 고려하지 않겠다고 한 게 투자 심리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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