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개인 별장이 있는 델라웨어주 레호보트 비치의 해변을 걷던 중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레호보트 비치/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기록적인 휘발유 가격을 낮추기 위해 세금 부과 유예를 이번주 안으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각) 휘발유에 대한 연방정부 세금의 한시적 면제를 고려하냐는 기자들 질문에 “이번주 말까지 내가 기대하는 데이터에 근거해 결정을 내리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악관 관계자는 “대통령은 미국인들을 위해 휘발유 가격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된다면 모든 선택지를 살펴보고 모든 제안을 들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휘발유 세금 면제를 검토하는 것은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중에 미국인들이 고통을 호소하는 대표적 품목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보통휘발유 평균 가격은 최근 1갤런(약 3.78ℓ)당 5달러(6465원)를 처음으로 돌파했다. 미국 휘발유에 붙는 연방 세금은 갤런당 18.4센트(약 238원)다. 일각에서는 연방 세금 면제만으로는 가격 안정에 별 도움이 안 되고, 정유업체들이 깎아준 세금만큼 휘발유 값을 내릴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고 본다. 이마저도 의회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공화당은 중간선거를 앞둔 선심성 정책에 불과하다며 반대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이날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과 통화했다며 “경기침체가 불가피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전날 재닛 옐런 현 재무장관도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으로 경기가 둔화하겠지만 경기침체가 불가피한 것만은 아니라고 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재무부를 이끈 서머스 전 장관은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이 지나치게 완화적이라며 신랄하게 비판해온 인물이다. 하버드대 교수인 그는 경기침체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하는 대표적 학자이기도 하다. 그는 전날 <엔비시>(NBC) 방송에 나와서도 내년 말 전까지는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게 거의 확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캐나다를 방문 중인 옐런 재무장관은 러시아산 석유 가격 상한제를 동맹국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산 석유 가격을 떨어뜨려 “푸틴의 수입을 줄이고 세계시장에 더 많은 석유가 공급되도록” 하는 게 목적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옐런 장관은 이달 26~28일 독일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도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며, 일정 분량을 넘는 러시아 석유 수출에 대한 보험이나 금융 제공 제한을 통해 가격을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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