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릭 갈런드 미국 법무장관(왼쪽)와 이리나 베네딕토바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이 21일 폴란드와의 국경 근처 우크라이나 마을에서 만나고 있다. 크라코베츠/AP 연합뉴스
미국이 법무장관을 우크라이나에 보내고 ‘나치 사냥꾼’으로 불리는 베테랑을 팀장으로 하는 전범 추적팀을 꾸리는 등 러시아군의 전쟁범죄 단죄 노력을 강화하고 나섰다.
메릭 갈런드 미국 법무장관은 21일 예고 없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이리나 베네딕토바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을 만났다. 갈런드 장관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에 이어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세번째 미국 각료다. 갈런드 장관은 폴란드와 프랑스 방문 일정 중 우크라이나에 들렀다.
갈런드 장관은 폴란드와의 국경 근처 마을에서 베네딕토바 총장과 러시아 전범 추적과 처벌에 관해 논의했다. 미국 법무부는 갈런드 장관이 우크라이나가 전범들을 식별, 체포, 처벌하는 것을 돕는 미국 등의 국제적 노력에 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미국 법무부는 또 갈런드 장관이 “전범들이 숨을 곳은 없다. 법무부는 우크라이나에서 전쟁범죄나 그밖의 잔학행위를 한 자들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갈런드 장관은 전쟁범죄와 고문 등의 행위를 한 모든 이들을 처벌하도록 “가차없는 노력”을 전개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와 다른 유럽 국가, 중동 국가에 러시아의 제재 회피를 감시하기 위해 미국 검사 3명을 파견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미국 법무부는 이날 나치 전범 추적에 전문성을 발휘해 ‘나치 사냥꾼’으로 불리는 36년차 베테랑 엘리 로젠바움을 우크라이나 전쟁 전범을 추적하고 처벌하는 전담 조직인 ‘전쟁범죄 책임팀’의 팀장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신설 조직을 이끌게 된 로젠바움은 2차대전 후 미국으로 도피한 나치 전범 100명 이상을 적발해 시민권을 박탈하거나 추방하는 데 역할을 한 인물로, 법무부 인권집행전략정책국장과 특별조사국장을 지냈다. 그는 오스트리아 출신으로 유엔 사무총장을 지낸 쿠르트 발트하임이 2차대전 때 소속됐던 독일군 부대가 유대인들 및 유고슬라비아 빨치산에게 전쟁범죄를 저지른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