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 디샌티스 미국 플로리다 주지사가 12일 한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올랜도/AP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원들 중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2024년 대선 후보로 밀겠다는 이들 비중이 반이 안 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위의 두 배 가까운 지지를 얻었지만 그의 대세론이 확고하지만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 타임스>는 이달 5~7일 등록 유권자 849명을 상대로 시에나대와 함께 한 조사에서 “내일 공화당 대선 경선을 치른다면 누구에게 표를 주겠냐”는 질문에 공화당원 49%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꼽았다고 보도했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25%로 2위였고,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7%),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과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각각 6%),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2%)이 뒤를 이었다.
<뉴욕 타임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전히 크게 앞서지만 공화당원들의 반은 다른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뜻을 보여준 결과라고 분석했다. 35살 미만은 64%, 대졸 이상 학력은 65%가 그에게 표를 주지 않겠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역시 심각하게 봐야 할 대목은 그가 대선 후보가 되면 차라리 민주당의 조 바이든(79) 대통령에게 표를 주겠다는 공화당원이 16%에 달했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 결과는 디샌티스 주지사의 상승세도 보여줬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33살 적은 43살로 ‘젊은 트럼프’로도 불린다. 보수색이 강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만큼 거칠지 않다는 점이 공화당원들에게 호소력을 발휘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인기 하락에는 하원에서 하는 지난해 1월6일 의사당 난동 사태에 대한 청문회가 일부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청문회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동으로 극우 민병대가 워싱턴으로 집결했다거나, 그가 지난주에 청문회 증인을 접촉하려 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앞서 이번 조사의 민주당원들 응답 분석에서는 64%가 바이든 대통령의 차기 대선 출마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당에서 지난 대선에서 겨룬 노정객들에 대한 지지가 줄면서 세대 교체론의 저변이 넓어지고 있는 셈이다. <폴리티코>와 모닝컨설트가 2005명을 대상으로 8~10일에 한 조사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서는 64%,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61%가 다음 대선에 절대로 출마하면 안 된다거나 출마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답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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