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워싱턴 인근 공항에 도착한 김규현 국가정보원장의 얼굴 노출을 막기 위해 직원들이 우산을 받쳐들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북한이 핵실험 준비를 마쳤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김규현 국가정보원장이 19일(현지시각) 미국을 방문해 비공개 일정에 나섰다.
워싱턴 소식통은 김 원장이 이날 오전 워싱턴 인근 덜레스국제공항을 통해 방미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임명된 김 원장의 방미는 미국 정보기관 인사들과의 상견례와 정보 교류 차원에서 준비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원장은 워싱턴에서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과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 김 원장은 박근혜 정부 때 외교부 차관으로 당시 국무부 부장관이던 번스 국장과 한-미 차관급 전략대화를 하는 등 인연이 있다.
김 원장의 방미는 북한이 7차 핵실험 준비를 마치고 언제든 핵실험에 나설 수 있다는 평가와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북핵·미사일 대응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양국 정보기관 수장들이 정보를 교환하면서 대북 압박 강화를 논의할 가능성도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19일 방한하기 직전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 북한의 추가 핵실험은 매우 도발적인 행위로 받아들여질 것이라며 미국에는 추가 제재 수단이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의 방미는 국정원이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북한 어민들 북송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 때 국정원을 이끈 박지원·서훈 전 원장을 고발한 상황에서 이뤄졌다. 김 원장이 미국 쪽과 이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18일 브리핑에서 북한 어민들 북송에 대한 질문에 “그런 과정에 대해 말하는 것은 한국 정부에 맡겨야 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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