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쪽에서 페이스북 가짜 계정들을 이용해 미국 정치에 영향을 미치려는 활동을 해온 사실이 드러났다고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가 27일 밝혔다.
메타는 지난해 11월부터 자사가 운영하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중국 쪽 가짜 계정들이 활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트위터에서도 가짜 계정들이 같은 활동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메타는 이런 활동을 하다 폐쇄당한 페이스북 계정은 81개로, 그 내용은 미국과 체코 정치가 중심이었다고 밝혔다. 가짜 계정 운영자들은 보수적 미국인을 자처하면서 총기 소유 자유와 임신중지 반대를 주장했고,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떤 때는 총기 소유에 반대하는 진보 인사를 가장하기도 했다고 메타는 밝혔다. 중국 쪽 계정들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서 생물학무기를 개발했다는 러시아 국영 언론의 주장을 전하기도 했다.
메타는 이 계정들을 중국의 어떤 기관이나 개인이 운영했는지는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 쪽의 소셜미디어를 이용한 여론 공작에 비하면 규모가 미미하고 활동은 어설펐다고 했다. 중국 쪽 계정들은 모습은 남성인데 이름은 여성인 프로필을 쓰기도 했고, 서툰 영어를 사용하면서 팔로어를 별로 끌어들이지도 못했다고 한다. 메타는 계정 운영자들은 주로 중국의 일과 시간에 활동했고, 중국 쪽 점심시간에는 활동이 잦아드는 패턴을 보였다고 했다.
메타는 중국 쪽 계정들은 7월 들어서는 체코에 관한 활동에 집중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적발 내용을 공개한다고 설명했다. 메타 관계자는 “미국 여론에 영향을 미치려는 중국 쪽 활동의 새로운 방향”이 드러났다고 했다.
메타는 5월부터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정치에 개입해온 러시아 쪽 페이스북 계정 1633개도 폐쇄했다고 밝혔다. 이런 계정들은 <슈피겔>이나 <가디언> 등 유력 매체를 가장한 사이트와 연계돼 활동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우크라이나 정부를 비난하고 러시아를 두둔하는 활동을 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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