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240㎞’ 강풍 허리케인에 플로리다서 최소 44명 숨져

허리케인 이언이 지나간 플로리다주 샌카를로스섬 항구에 1일 선박들과 부서진 건물이 뒤엉켜 있다. AFP 연합뉴스

미국에 상륙한 허리케인들 중 풍속 기준으로는 역대 5번째 위력을 발휘한 이언으로 1일 현재까지 플로리다주에서만 적어도 44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플로리다주 법의학위원회는 지난 28일부터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 이언으로 플로리다주에서만 44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이날 밝혔다. 이 위원회는 사망자들은 대부분 익사했으며, 60살 이상 비중이 높다고 밝혔다. 플로리다주에는 은퇴 후 정착한 이들이 많아 고령자들 피해가 큰 것으로 보인다.

사망자 규모는 수색이 진행되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언이 북상하면서 많은 비를 뿌린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도 4명이 희생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풍속이 시속 240㎞까지 올라갔던 이언은 많은 비를 동반해 피해를 키웠다. 플로리다주에서 가장 먼저 이언과 맞닥뜨린 리 카운티에서만 30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언이 플로리다주를 할퀴고 지나간 것은 지난 28~29일이지만 폭우를 쏟아놨기 때문에 1일까지도 강물이 불면서 피해를 키웠다. 디소토 카운티에서는 강물 범람으로 1만1천명이 고립돼, 주방위군 등이 식수와 비상식량 공급에 나섰다. 이날 현재 플로리주에서 100만가구,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6만4천가구, 버지니아주에서 1만8천가구에 전기가 끊긴 상태다. 상수도 시스템이 망가져 식수를 공급받지 못하는 곳도 많았다. <워싱턴 포스트>는 보험업계에서는 플로리다주의 재산 피해 규모가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이어 역대 두 번째인 600억달러(약 86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고 전했다.

이언이 플로리다주를 강타한 때로부터 불과 10여일 전에는 허리케인 피오나가 카리브해의 미국 자치령 푸에르토리코를 덮쳐 300만 인구의 자치령 전체에 전기가 끊기고 25명이 사망했다. 강력한 허리케인이 빈발하는 데는 기후변화로 인한 카리브해 수온 상승이 배경에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푸에르토리코와 플로리다주 피해 현장을 잇따라 방문할 계획이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