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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시진핑 적어도 2032년까지 집권…대만통일은 역사적 과업”

등록 2022-10-13 12:00수정 2022-10-14 09:13

대만 단장대 장우웨 교수 인터뷰
대만 단장(담강)대학 양안관계연구센터 소장 장우웨(張五岳) 교수. 본인 제공
대만 단장(담강)대학 양안관계연구센터 소장 장우웨(張五岳) 교수. 본인 제공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앞두고, 중국 안팎에서 많은 우려의 시선들이 나온다. 특히 중국과 대만해협을 놓고 맞대면한 대만의 우려는 누구보다 절박하고 현실적이다. 오랫동안 대만과 중국, 이른바 ‘양안문제’를 연구해 온 장우웨 대만 단장대학 양얀관계연구센터 소장을 지난 8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그는 “시 주석의 3연임이 2017년부터 준비돼 왔다”며 “이번 20차 당 대회(중국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 결과를 봐야겠지만, 그가 3연임을 넘어 더 길게 최고지도자 자리를 지키려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대만 문제와 관련해 “중국공산당은 중국의 힘이 아직 미국에 맞서기 힘들다는 것을 안다”며 “또 그 힘이 점점 역전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5년 내에 대만을 무력침공하지 않고 때를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시진핑은 전례를 깨고, 16일 개막하는 20차 당 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어떻게 가능했는가?

“시 주석은 최근 몇 년간 중국의 권력 승계 관례를 깨왔다. 사실 그의 3연임은 2017년 중국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19차 당 대회) 때 예고됐다. 당시 50대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발탁되지 않았다. 중국은 미리 후계자를 뽑아 5년간 훈련시킨 뒤 최고 지도자 바통을 넘기는데 이게 깨졌다. 2018년 3월에는 중국 헌법을 개정해 국가주석의 2연임 제한 규정을 없앴다. 당시 국무원 총리 등의 2연임 제한 규정은 없애지 않았다. 이는 시 주석이 앞으로도 국가주석을 계속한다는 의미였다. 그의 3연임에 정당성과 합법성을 부여한 것은 지난해 11월 중국공산당 100년 역사상 3번째였던 ‘역사결의’를 통해서다. 중국공산당의 100년을 다룬 ‘3차 역사결의’는 총 3만6천자 중 1만9천자가 시진핑의 10년에 관한 것이었다. 시진핑 이전 90년의 공산당 역사는 1만7천자, 40%에 불과하다. 이 결의는 시 주석 통치에 역사적 지위를 불어넣었고, 2021년 시작되는 ‘신시대’에 대한 역사적 책임을 부여했다. 그가 중국공산당이 내 건 ‘두 개의 100년’ 목표 중 두 번째 100년(1949~2049년)을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시 주석의 3연임은 5년 전부터 준비됐고, 지난해 역사결의를 통해 더욱 확고해졌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월20일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폐막식에 참석해 손을 흔들고 있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월20일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폐막식에 참석해 손을 흔들고 있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시진핑의 3연임은 공산당 내 여러 계파가 사라지고, 1인의 최고 지도자만 남는다는 것을 의미하는가?

“확실히 그렇다. 지난 10년 동안 시진핑 지도 아래 중국공산당은 두 가지 일을 했다. 첫째, 시진핑 개인의 당내 입지와 당내 권력 기반을 강화하는 것이고, 둘째 중국공산당의 중국 내 지도력과 통제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중국공산당이 말하는 ‘두 개의 확립’, 즉 시 주석을 핵심으로 확립하고, 시진핑 사상(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핵심 노선으로 확립하는 것은 이미 이뤄졌다. 중국에 다른 목소리가 있을까? 물론 있다. 하지만 공산당 내에 다른 계파나 이를 대표하는 인물은 없다. 엄밀히 말하면 누군지 알 수 없다. 시 주석 10년의 권력 집중도는 덩샤오핑 때보다 훨씬 높다. 개혁개방을 추구한 덩샤오핑 집권기 때 중국에는 천윈이 있었다. 그는 계획경제 시스템을 대표한 인물이다. 마오쩌둥 때도 견해가 다른 류사오치가 있었다. 시 주석 임기 중 누가 다른 주장을 했나. 리커창 총리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리커창은 정책 집행자이지 결정자가 아니다. 리커창은 시진핑에게 어떤 도전이나 압력도 가할 수 없다. 중국의 최고 경제 정책 집행기구인 중앙재경영도소조의 조장은 시진핑이지 리커창이 아니다. 중앙전면심화개혁위원회 위원장도 시진핑이지 리커창이 아니다. 리커창이 시진핑과 엇박자를 낸다는 말은 중국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시진핑의 3연임 이후, 향후 5년 동안 어떻게 변할까.

“시진핑이 연임하면 몇 가지 큰 문제에 직면할 것이다. 먼저 외부 문제다. 미국과 중국의 전략 경쟁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가장 큰 변화는 2018년에 시작했다. 미국과 중국이 끊임없이 싸우고 경쟁하기 시작했다. 3연임 뒤 중국은 군사·경제적으로 중국을 고립시키고 약화하려는 미국, 그 동맹국들과 대면해야 한다. 글로벌 안보 전략은 물론 무역전쟁, 과학기술 전쟁과도 관련돼 있다. 중국은 떠오르는 대국으로서, 미국과 공존하기를 원하지만, 미국의 일극 체제는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

국내적으로 중요한 것은 경제 성장이다. 중국은 1978년 개혁개방 이후 고도성장을 이어왔고, 최근 안정적 성장이라는 이른바 ‘뉴노멀’(새로운 정상)로 가고 있다. 시 주석 취임 뒤인 2013년 이후 중국의 경제 성장은 안정적이지만 과거 고도성장과는 거리가 멀다. 올해도 중국 당국은 5.5% 성장하겠다고 했지만, 1분기 4.8%, 2분기 0.5%로 상반기 성장률이 2.5%에 그쳤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하반기에 8.5% 성장해야 하지만 사실상 불가능하다. 경제 성장이 낮아지면 정부는 세수가 줄어들고, 민중의 불만이 높아진다. 이 문제에 시 주석이 관심을 갖는 이유다. 분배의 문제도 중요하다. 중국은 2020년 ‘샤오캉 사회’를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기본적으로 중국 사회에 가난을 없앴다는 것인데, 다음 단계는 ‘다 같이 잘 살자’는 공동부유를 실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분배의 문제를 실현해야 한다.”

—시 주석이 2032년까지, 혹은 종신집권 할 것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그럴 가능성이 있나?

“가능성이 매우 크다. 올해 ‘20차 당 대회’가 끝나고 23일이나 24일 20기 1중전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서 선출될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중 1960년대생이 포함될지, 그의 직책이 무엇일지가 중요하다. 만약 1960년대생이 상무위원이 되고, 그의 직책이 공산당 중앙서기처 상무서기라면 시진핑의 후계자로 양성될 사람으로 볼 수 있다. 시진핑도, 후진타오 전 주석도 이 자리에 발탁된 뒤 공산당 총서기에 올랐다. 이 후계자는 아마 내년 3월 국가 부주석이 될 것이고, 2024년이나 2025년에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에 올라, 2027년 21차 당 대회 때 시진핑의 권력을 이어받을 것이다. 만약 이런 인물이 나오지 않는다면, 2027년에도 권력이 인계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봐야 한다. 마오쩌둥은 1945년 중국공산당의 노선투쟁을 정리한 첫 역사결의를 채택하고 1976년까지 21년 동안 집권했다. 덩샤오핑은 1981년 문화대혁명의 과오를 정리한 2차 역사결의 뒤 1992년까지 11년 집권했다. 시진핑이 지난해 3차 역사결의를 채택했는데, 5년 뒤 권력을 내려놓을까. 가능성이 크지 않다. 시진핑은 최소 2032년까지 집권하려고 생각할 것이다.”

중국 국기와 미국 국기를 합성한 이미지.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국기와 미국 국기를 합성한 이미지. 로이터 연합뉴스

—시진핑 향후 5년 동안, 미·중 관계는 어떻게 될까? 경쟁 심화 외의 다른 가능성은 없나?

“미·중 관계의 기본은 대결이고, 협력은 부차적이다. 중국은 굴기하는 세력이고, 미국은 매우 큰 위협을 느끼고 있다. 미국의 가장 중요한 적수는 러시아가 아니라 중국이다. 이런 양상은 5년 뒤, 10년 뒤에도 비슷할 것이다. 중국은 2035년 ‘현대화 국가’가 되고, 2049년 ‘현대화된 부강한 국가’가 되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는 미·중이 전 세계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주도권과 패권 싸움을 멈추지 않으리라는 것을 뜻한다. 미·중 간 과학기술 전쟁도 지속될 것이다. 이 문제가 계속되면 지구는 ‘한 세계, 두 체제’가 될 수 있다. 하나의 지구에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개의 표준이 생기는 것이다.

미국과 서방 국가들은 경제가 발전하면서 정치의 관여가 줄고 시장의 힘이 세졌다. 사회는 더 다원화되고 개방됐다. 중국은 이와 다른 자신만의 독특한 길을 가고 있다. 중국의 경제발전은 정치적 민주주의나 사회적 다원화로 이어지지 않았다. 공산당의 통제와 지도력은 점점 더 강해져,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을 동원한 통제가 점점 더 세지고 있다. 서방 국가는 중국의 이런 모습에 위협감을 느끼지만, 중국은 이를 나름의 독특한 성공모델의 집합체라고 생각하고 자신감을 갖고 있다.

그래도 미·중 간에 두 가지 공감대가 있다. 양쪽은 최고 지도자급 수준의 다양한 대화를 지속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오판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어느 쪽도 전면적인 전쟁이나 충돌은 원하지 않는다. 또 기후 변화 등 환경 문제와 핵확산 문제, 공중 보건 문제 등에 대해서도 함께 협력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

—시진핑 10년의 임기 동안, 대만인들은 시진핑에 대한, 중국에 대한 생각은 어떻게 변했는가?

“이 문제는 좀 복잡하다. 대만은 다원적이고 개방적인 사회기 때문에, 내부 의견이 다양하다. 물론 대다수 시민은 시진핑과 중국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지 않다. 중국은 대만을 포함한 외교 문제에서 지나치게 공격적인 ‘전랑’(늑대전사) 외교 정책을 취하고 있다. 2016년 대만 민주진보당 정권 출범 뒤 양안의 소통이 부족했고, 중국은 대만에 지속해서 군사적 압박을 가했다. 또 시진핑의 당내 위상이 강화되고 그가 3연임에 나서면서 비호감도 커졌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해서도 거부감이 있고, 최근 홍콩 문제에 접근하는 태도도 중국에 대한 거부감을 높였다. 하지만,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은 대만에도 소위 다른 목소리가 있다는 것이다, 대만에 ‘친중파’가 있고, 이들은 시진핑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이다. 시진핑이 미국에 대항하고, 부패 척결에 노력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2018년 12월 중국 신장웨이우얼 자치구 카슈가르의 차량 전시장의 화면에 시진핑 국가주석의 얼굴이 나오고 있다. 카슈가르/AP 연합뉴스
2018년 12월 중국 신장웨이우얼 자치구 카슈가르의 차량 전시장의 화면에 시진핑 국가주석의 얼굴이 나오고 있다. 카슈가르/AP 연합뉴스

—시진핑의 향후 5년 동안,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은 있다고 보는가?

“5년 이내에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확률은 높지 않다. 첫째, 중국의 전반적인 힘이 미국과 경쟁하기에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은 향후 5년 안에 대만을 침공할 경우, 그 침공이 중국과 지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국제 사회가 개입할지, 양안 관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등을 알고 있다. 중국은 자신의 힘은 점점 더 강해질 것이고, 미국의 힘은 점점 약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중국이 이 문제를 다룰 수 있을 만큼 강력해지고, 미국이 개입할 수 없을 때 이를 처리하려 할 것이다. 중국이 5년을 기다릴 수 없다고 하는 견해는 틀렸다고 본다. 대만이 독립을 선언하지 않는 한, 미국과 외교관계를 수립하지 않는 한, 미국과 군사동맹을 맺지 않는 한, 전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미국은 어떻게 움직일까?

“이는 미국의 판단에 달려있다. 많은 사람이 이해하지 못하는데, 미국의 최고 전략은 중국공산당이 대만에 무력을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지, 침공 후에 미국이 무엇을 할 것인가가 아니다. 만약 중국이 단기적으로 대만에 무력을 사용한다면, 미국은 반드시 군대를 보내 중국과 싸우겠지만, 현재로서는 확률이 높지 않다. 군대 파견 외에도 미국은 군사·경제·기술·무역과 달러 제재 등 다양한 형태로 중국을 제재할 것이고, 대만에 다양한 무기를 제공할 것이다. 서방 국가들은 대만을 지원해 중국의 부상을 늦추고, 중국의 발전에 영향을 미치려 할 것이다. 중국은 당연히 이를 고려할 것이다.”

—20차 당 대회에서 당의 헌법인 ‘당장’을 개정하면 대만 문제도 새로운 부분이 들어갈까?

“강화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중국공산당은 총력을 기울여 통일을 역사적 과업으로 진행하려 할 것이고 통일의 깃발을 높이 들 것이다. 통일 문제는 구호나 선서에 머물지 않는다. 중국은 반드시 구체적인 행동으로 넘어가려 할 것이다. 중국은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직후에, 심지어 20차 당 대회를 앞두고 곧바로 시진핑 신시대의 통일 백서를 냈다. 중국은 앞으로 5년 동안 평화통일을 주요 기조와 축으로 삼을 것이다. 5년 안에 평화통일이 이뤄질 것으로 보지는 않겠지만, 5년 동안 이를 추진할 것이다. 중국은 자신이 생각하는 역사적 과정을 이룩해야 하므로, 통일을 공산당의 역사적 사명으로 삼을 뿐만 아니라 일방적인 접근으로 양안 통일의 역사적 과정을 추진할 것이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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