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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270명 사망’ 미 팬암기 사건 폭탄 제조 용의자 34년 만에 체포

등록 2022-12-12 11:47수정 2022-12-12 12:00

리비아 정보기관 소속 요원 출신
1988년 12월 영국 스코틀랜드 상공에서 폭발한 팬암기 잔해를 조사관들이 살피고 있다. AP 연합뉴스
1988년 12월 영국 스코틀랜드 상공에서 폭발한 팬암기 잔해를 조사관들이 살피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 법무부가 270명의 목숨을 앗아간 팬암(팬아메리카항공)기 폭파 사건의 폭탄 제조범을 미국 당국이 체포해 구금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법무부는 11일 1988년 12월에 발생한 이 사건에 쓰인 폭탄 제조자로 리비아 정보기관 소속이던 아부 아길라 마수드를 구금하고 있으며, 그는 워싱턴 연방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 법무부는 마수드의 체포 경위를 설명하지는 않았다. 미국 당국과 함께 영국 스코틀랜드의 로커비 상공에서 발생한 이 사건의 책임자들을 추적해온 스코틀랜드 경찰도 별도 설명 없이 “마수드와 함께 행동한 사람들을 처벌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영국 런던의 히스로공항에서 뉴욕으로 향하던 팬암의 보잉747기가 이륙 38분 만에 폭발해 탑승자 259명 전원, 지상에 있던 11명 등 모두 270명이 사망했다. 마수드는 이 사건으로 기소된 세 번째 인물이다. 1991년 마수드한테 받은 폭발물을 운반한 혐의로 리비아 정보기관 요원과 그 조력자가 기소됐다. 당시 미국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받던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2011년 사망) 정권은 타협책으로 이들을 인도했다. 1999년 네덜란드에서 스코틀랜드 법원이 진행한 재판에서 이 요원은 종신형, 조력자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암 판정을 받고 2009년 석방된 이 요원은 3년 뒤 사망했다.

미국 법무부는 2020년 마수드를 궐석 기소하면서 그를 리비아 정보기관에서 1973년부터 2011년까지 일한 폭탄 제조 전문가라고 지목했다. 그는 지중해 섬나라 몰타의 호텔방에서 만든 폭탄에 타이머를 설치한 뒤 여행 가방에 넣어 몰타 공항을 통해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으로 보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폭탄이 든 가방은 프랑크푸르트가 첫 출발지인 사고기로 환적됐다.

미국은 마수드의 정확한 역할 등을 2016년에 파악했다. 카다피 정권 붕괴 뒤인 2012년에 마수드가 현지 당국에 체포돼 조사받으면서 자신이 리비아 정보기관의 지시로 폭탄을 제조했으며, 사건 뒤에는 카다피한테 칭찬을 들었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마수드는 1986년 독일 서베를린의 디스코텍에서 미군 2명이 사망하고 미국인 79명을 비롯해 229명이 다친 폭탄 테러에 연루됐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팬암기 사고로 남편을 잃은 스테퍼니 번스틴은 마수드의 체포 소식을 듣고 <에이비시>(ABC) 방송에 “34년이나 추적이 이어졌다”며 “이 사람을 법의 심판대에 세우겠다는 정부 최상층의 결심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라고 말했다. 그의 남편은 미국 법무부 소속으로 나치 전범들을 추적해왔다.

워싱턴/ 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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