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새벽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열린 새해 맞이 행사 참가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뉴욕/신화 연합뉴스
지난달 31일 밤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의 새해 맞이 행사장 근처에서 경찰관 3명을 흉기로 공격한 범인은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져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뉴욕 경찰은 2일 이 사건을 저지른 트레버 빅포드(19)를 살인미수와 테러 혐의로 기소하면서 이슬람 극단주의 사상이 범행 동기라고 밝혔다. 빅포드는 당일 대규모 인파가 몰린 타임스스퀘어 근처 거리에서 경비를 서던 경찰관 3명을 정글도로 불리는 ‘마체테’로 공격하다 이 중 한 경찰관이 쏜 총에 어깨를 맞고 제압됐다. 경찰관 1명은 두개골 골절상을 입고 입원 중이지만 생명이 위독하지는 않으며, 다른 2명은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경찰은 메인주에 사는 빅포드가 지난달 초 집을 떠나 같은 달 29일에 뉴욕에 도착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30일에 한 호텔에 투숙한 뒤 홈리스 등을 돕는 자선단체에 갖고 있던 돈을 기부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31일 오후에 범행 현장 근처에 도착했지만 일반인들은 해치고 싶지 않아 경찰관들만 있는 시간을 기다렸다고 진술했다.
메인주에서 나고 자란 빅포드는 1년 반쯤 전에 이슬람을 받아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미얀마 로힝야족이나 중국 위구르족에 대한 현지 당국의 탄압에 분개했으며, 이런 탄압에 맞서려고 외국으로 나가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가족이 당국에 이를 알리는 바람에 무산되자 미국 내에서 범행을 실행하기로 마음을 바꾼 것으로 파악됐다. 빅포드는 미군에 복무하는 형에게 남긴 메모에서는 적의 군복을 입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워싱턴/ 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