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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국세청 해체하라”는 공화당 초강경파에 미 의회 기능 마비

등록 2023-01-05 13:33수정 2023-01-06 10:07

트럼프 호소에도 하원의장 선출 또 실패
케빈 매카시 미국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오른쪽)와 측근인 마저리 테일러 그린 의원이 4일 하원의장 선출 총회 중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케빈 매카시 미국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오른쪽)와 측근인 마저리 테일러 그린 의원이 4일 하원의장 선출 총회 중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하원이 4일(현지시각) 6차까지 간 투표로도 의장을 뽑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까지 나서 케빈 매카시 공화당 원내대표에 대한 지지를 촉구했지만 초강경파가 물러서지 않아 의회 마비 상태가 이어졌다.

전날 3차례 투표에서 과반(218석) 지지를 받는 의장을 뽑지 못한 하원은 4일에도 3차례 투표를 실시했으나 결과는 같았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1·2차에서 203표를 얻었는데 3차는 202표, 이날 4~6차는 201표로 갈수록 득표가 줄었다. 바이런 도널즈 의원이 3차부터 이탈한 데 이어 4차부터는 빅토리아 스파츠 의원이 “논의가 더 필요하다”며 기권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초강경파 20명은 재선인 도널즈가 최초의 흑인 하원의장 자격이 있다며 4~6차 때 그에게 표를 몰아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로 “위대한 공화당 하원의원들은 케빈에게 투표하라”고 호소했지만 말발이 먹히지 않았다.

하원은 5일 선출 절차를 재개한다. <시엔엔>(CNN)은 물밑 협상에서 초강경파 일부가 매카시 원내대표에 대한 조건부 지지 가능성을 거론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가 의사봉을 잡으려면 공화당 의원 222명 중 5명 이상 반대표가 나오면 안 된다.

하원이 100년 만에 의장을 단번에 선출하지 못하고, 공화당이 극심한 내분을 표출하는 상황이라 초강경파의 ‘정체’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뉴욕 타임스>는 ‘반란 세력’ 20명 중 19명은 ‘작은 정부’를 외치는 의원 모임 ‘프리덤 코커스’ 소속이라고 했다. 2021년 1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패한 대선 결과 인증 때 당시 현역이던 15명 중 14명은 부정선거였다며 인증을 거부했다.

그러나 ‘프리덤 코커스’를 단지 트럼프 전 대통령 추종자들로 규정할 수는 없다. 이 모임은 공화당의 풀뿌리 보수주의 운동인 티파티 출신 등이 주도해 2015년 발족했다. 이들은 연방정부에 대한 강한 불신 속에 연방정부 약화에 주력한다. 임신중지, 이민, 복지를 놓고도 초강경 보수 입장이다. 연방 재정적자 불허, 의회의 행정부 공무원 급여 삭감과 해임권, 멕시코 국경 요새화, 국세청 해체를 추진한다. 매카시 원내대표에게도 이런 의제들을 받아들여야 의장으로 밀어줄 수 있다고 했다. 연방정부를 약화하려고 연방의회를 조직적으로 이용하는 세력인 셈이다.

이틀 간 상황은 이들이 공화당을 흔드는 힘이 더 커졌음을 보여준다. ‘프리덤 코커스’는 이미 2015년에 공화당 소속인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사퇴하도록 압력을 가해 존재감을 과시했다. 당시 공화당 2인자로 하원의장 자리를 넘보던 매카시 원내대표가 출마를 포기한 것도 이들의 지지를 받지 못해서였다. 이번에 그 악연이 이어지고 있다. ‘반란’ 주도자인 폴 고사 의원은 “미국인들은 워싱턴이 망가졌다는 것을 안다”며 연방정부와 주류 정치 질서에 대한 반감을 나타냈다.

워싱턴/ 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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