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정부 협상대표 오티 파티노(왼쪽)와 반군조직 ‘민족해방군’(ELN)의 협상 대표 파블로 벨트란이 13일(현지시각) 멕시코 시티에서 평화협상을 위해 만나 어울리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콜롬비아 정부와 반군 최대조직 ‘민족해방군’(ELN)이 13일(현지시각)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평화협상을 재개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콜롬비아 정부 협상대표인 오티 파티노는 이날 협상에 앞서 이번에 “무장 충돌”뿐 아니라 “민간인에 대한 적대행위와 폭력을 부르는 불법행위”도 줄이는 협상이 되어야 한다고 의지를 밝혔다. 정부 대표단은 전날 저녁 성명에서도 “우리는 협상 준비가 돼 있다”며 “이번에 재개되는 협상이 완전하고 명확한 평화의 구축이라는 틀에서” 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족해방군 대표 파블로 벨트란도 이번 협상에서 ”완전하고 지속적인 평화를 달성하려는 의지”가 있다고 맞장구쳤다.
콜롬비아 정부는 전임 이반 두케 대통령의 집권 시절인 2019년 보고타 경찰학교에 차량 폭발 테러가 발생한 직후 민족해방군과의 평화협상을 중단했다. 평화협상은 지난해 8월 콜롬비아 헌정사상 첫 좌파 대통령인 구스타보 페트로가 취임한 뒤 다시 추진됐고 지난해 10월 3년 여만에 재개됐다. 당시 협상에선 양쪽이 포로 석방과 반군 포로에 대한 시급한 인도적 지원 제공, 무장 충돌로 피해를 입은 지역에 대한 정부 지원 등에 합의했다. 그러나 민족해방군이 지난달 콜롬비아 정부의 일방적인 휴전 합의 발표에 강력 반발하면서, 협상 전망은 급격히 어두워졌다.
이번 협상 재개로 정부와 반군의 평화에 대한 의지가 다시 확인되면서 협상은 본궤도에 올라서게 됐다. 그러나 결실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민족해방군 대표 벨트란는 “이번 협상 재개가 당연히 민족해방군의 자동 무장해제는 아니다”라고 섣부른 기대를 경계했다.
민족해방군은 현재 전투원이 2400명 남짓한 콜롬비아 최대 반군세력이다. 콜롬비아 밀림에는 이들 말고도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의 잔당 세력 등이 남아 게릴라 활동을 하고 있다. 콜롬비아무장혁명군 대다수는 2016년 정부와 평화협정을 맺고 무기를 내려놓았으나, 일부는 평화협정을 거부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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