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2018년 10월 대사직을 사임하며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니키 헤일리(51)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2024년 대권 도전을 선언하고 공화당 경선전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말 출마를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이어 공화당 경선 참여를 공식 선언한 두 번째 인물이 됐다.
헤일리 전 대사는 14일 “공화당은 지난 여덟 번의 대선의 일반투표에서 모두 졌다. 이제는 바꿔야 한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또 “워싱턴의 기득권층”에 맞서는 “새로운 세대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유엔 대사 때 강경한 면모를 보여준 그는 이번 출마 선언에서도 중국에 대해 “집단 학살을 저질렀다”고 비난하고, 러시아와 이란도 공격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를 거쳐 트럼프 행정부 때 유엔 대사를 했다. 인도계 이민 2세인 그는 미국 최초의 아시아계 여성 주지사라는 기록을 갖고 있다.
헤일리 전 대사 외에 공화당 대선 경선 참여를 준비하거나 저울질하는 사람은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등이 있다. 이들 중 트럼프 전 대통령과 디샌티스 주지사가 선두권이다. <로이터> 통신은 여론조사 업체 입소스에 의뢰해 한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43%, 디샌티스 주지사는 31%의 지지를 얻었다고 이날 보도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4%에 그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중간선거 직후 책임론에 시달리며 디샌티스 주지사에게 지지율이 추월당하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헤일리 전 대사, 펜스 전 부통령, 폼페이오 전 장관은 모두 트럼프 전 대통령이 휘하에 뒀던 인물들이다. 디샌티스 주지사도 성장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후광을 입었다. 재선에 실패한 전직 대통령이 또다시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과거의 측근들과 대결해야 하는 보기 드문 광경이 펼쳐지는 것이다. 헤일리 전 대사는 2021년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출마하면 자신은 안 나서겠다고 했다가 최근 세대교체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입장을 바꿨다.
워싱턴/ 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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