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군 F-16 전투기가 공중급유를 받는 장면. 로이터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1돌을 앞두고 미국이 그동안 지원을 거부해온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미국 의회를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나오고 있다.
공화당 소속인 마이클 매콜 하원 외교위원장은 19일 <시엔엔>(CNN)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 싸움에 모든 것을 투입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F-16 전투기 제공 노력에 탄력이 붙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한 그는 전투기 제공을 머뭇거릴수록 전쟁은 길어질 것이라고 했다.
역시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한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도 이날 기자들에게 “F-16은 (우크라이나군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루 빨리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을 미국으로 불러 F-16 조종 훈련을 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레이엄 의원과 동행한 마크 켈리 민주당 상원의원도 미국에서 훈련시킬 우크라이나 조종사와 정비 인력을 선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공화당 하원의원 5명은 최근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F-16 제공을 촉구하며 보낸 서한에서 “이런 비행기를 제공해야 우크라이나가 영공을 지키는 것을 도울 수 있다”며 “특히 러시아의 공세 강화를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영내 공격에 이용될 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전투기 제공 불가론을 고수하던 행정부 쪽 기류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크리스토퍼 캐볼리 유럽 주둔 미군 사령관은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한 상·하원 의원 10여명을 상대로 한 비공개 브리핑에서 ‘F-16이 우크라이나의 승리를 도울 수 있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변했다고 <폴리티코>가 전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시엔엔> 인터뷰에서 전투기 제공 문제에 대해 그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으면서 “우리는 우크라이나 쪽과 현장에서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우크라이나에 전투기를 보낼 것이냐는 기자들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한 바 있다.
워싱턴/ 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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