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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바이든 맹비난한 에르도안…튀르키예 대선 결과에 미국 노심초사

등록 2023-05-15 14:49수정 2023-05-16 02:32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15일 정의개발당 본부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앙카라/로이터 연합뉴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15일 정의개발당 본부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앙카라/로이터 연합뉴스

14일 과반 득표자를 내지 못해 28일 결선을 치르는 튀르키예 대선 결과에 대해 미국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반미적 태도를 거침없이 드러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우크라이나 전쟁,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결속, 중동 전략에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로이터> 통신은 선거 전날인 13일 에르도안 대통령이 최대 도시 이스탄불에서 한 유세에서 “바이든은 (야권에) 에르도안을 타도하라는 명령을 내렸다”며 “그렇다면 내일 투표로 바이든에게 답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나토에 속한 동맹인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을 맹비난하며 이를 표 결집에 활용한 것이다.

그는 이날 자신이 미국을 맹비난한 이유로 두가지를 제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2020년 미국 대선 과정에서 “튀르키예 야권 지도부에 대한 지지를 확실히 해야 한다”며 선거를 통한 정권 교체를 추진하자는 뜻을 밝혔고, 제프리 플레이크 주튀르키예 미국 대사가 지난 3월 야권 단일 후보 케말 클르츠다로을루와 회동했다는 것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앞으로 (플레이크 대사가) 어떻게 나를 만나자고 할 거냐. 그는 나를 더는 볼 수 없다”, “미국에 교훈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미국을 향해 노골적인 적대감을 드러냄에 따라 그가 28일 결선에서 이겨 정권을 연장하면 꼬여가는 미국의 중동 외교나 대러 경제 포위망 구축 등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튀르키예는 유럽에서 최대 병력을 보유한 미국의 동맹이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에 중립적 태도를 유지하며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 또 스웨덴이 ‘쿠르드족 테러리스트들’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나토 가입을 막고 있다. 미국은 흑해를 사이에 두고 러시아와 마주 보는 튀르키예가 러시아 석유를 싸게 사면서 컴퓨터 칩 등 주요 금수 품목의 운반 통로 역할을 한다는 불만을 품고 있다. 한편으로 에르도안 대통령은 자국산 공격용 무인기의 우크라이나 판매를 승인해 러시아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앞서 두 나라는 미국이 2010년대 중후반 시리아·이라크에 있는 무장조직을 이슬람국가(IS) 퇴치를 위해 활용하며 관계가 악화됐다. 이들의 힘이 강해져 튀르키예 내부에서 독립을 추구하는 쿠르드족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 것이다. 미국은 그 밖에 에르도안 대통령이 20년 동안 장기 집권하며 이슬람주의에 기울어 세속주의를 약화시킨다는 이유로 야당 쪽을 지지해왔다. 2019년엔 튀르키예가 러시아제 S-400 방공시스템을 구매한다는 이유로 F-35 전투기 공동 개발 프로그램에서 퇴출시켰다.

<뉴욕 타임스>는 미국 행정부는 선거 개입 논란 때문에 언급을 삼가지만 정권 교체가 튀르키예를 서구 쪽으로 끌어당기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알페르 조슈쿤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야권이 이기면 “미국은 양국 관계의 조건에 보다 쉽게 동의하는 상대를 만난다”고 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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