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22일 백악관에서 만나 연방정부 부채 한도 인상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미국 연방정부가 사상 최초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질 것으로 예상되는 날(6월1일)을 불과 열흘 앞두고 진행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의 세번째 협상에서도 합의가 도출되지 않았다. 양쪽은 타결 가능성을 띄우고 있지만 막판까지 양보 없는 협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과 매카시 의장은 22일 백악관에서 만나 부채 한도 인상 조건을 협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밤늦게 백악관에 돌아온 이튿날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매카시 의장은 회동 뒤 백악관을 나서면서 기자들에 “우리는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논의는 생산적이었다”고 말했다. 또 이번 논의는 “그동안의 다른 논의들보다 나았다”며 “나는 우리가 일을 끝마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그는 합의에 이를 때까지 바이든 대통령과 매일 대화하고 싶다면서, 부채 한도 인상 법안 처리 일정 등을 감안하면 이주 내에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도 회동 뒤 낸 성명에서 “생산적 만남이었다”며 “의견이 불일치하는 부분도 있지만 매카시 의장과 나, 양쪽 협상팀은 성공적인 방향으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과 매카시 의장은 앞서 두 차례의 회동 뒤에도 “생산적”이고 “건설적”인 논의였다고 밝힌 바 있다. 양쪽에서는 점차 의견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뉴욕 타임스>는 공화당 강경파는 연방정부 지출 대폭 삭감이라는 요구를 고수하고 있어 막판까지 진통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공화당 쪽에서는 강경파의 영향을 받는 매카시 의장이 올해 지출을 지난해보다 줄이라는 요구를 관철시키지 못한다면 끝까지 시간을 끌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매카시 의장은 합의 내용이 어떻든 공화당 의원들이 자신을 지지할 것이라고 주장하고는 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이날 일주일 만에 다시 매카시 의장에게 서한을 보내 “부채 한도를 늘리거나 한도 적용을 유예하지 않으면 이르면 6월1일에 재무부가 정부 빚을 갚지 못하게 된다”고 호소했다. 옐런 장관은 전날 <엔비시>(NBC) 방송에 나와 부채 한도를 올리지 않을 경우 재무부는 상당액의 2분기 세수가 걷힐 것으로 보이는 6월 중순까지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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