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에서 20대 축구선수가 경기중 심판을 폭행해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뒤 숨진 채 발견되어 현지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다. 사진은 지난 2일 아르헨티나 축구팀 보카 주니어의 팬들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아르헨티나에서 20대 아마추어 축구선수가 경기 중 심판을 폭행해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뒤 숨진 채 발견되어 현지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경찰은 18일(현지시각) 윌리암스 알렉산더 타폰(24)이 부에노스아이레스 남부 외곽에 있는 집에서 몇 블록 떨어진 기차역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타폰은 지난 15일 아마추어 축구 경기에서 판정에 불만을 품고 심판을 주먹으로 때려 쓰러뜨린 뒤 발로 차는 등 폭력을 행사해 물의를 일으켰다. 심판은 그의 폭행으로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특히 그의 심판 폭행장면이 찍힌 영상은 소셜미디어에 퍼져나가면서 아르헨티나에서 커다란 사회적 문제가 됐다.
그는 숨지기 전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5분을 참지 못하고 심판에게 그렇게 행동했다”며 “내가 할 수 있는 설명은 내가 화가 났었다는 것뿐이다. 심판은 도움이 안 되었다. 처음부터 심판은 저쪽 편만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살인미수죄로 기소되었으며, 유죄가 인정되면 10년~15년형을 받을 처지에 놓였다.
경찰은 그가 발견 당시 머리에 총상을 입은 상태였다고 밝혔으나 사망 원인에 대해선 특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부인 아구스티나는 현지 언론에 그가 극단적 선택을 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아구스티나는 “남편이 숨지기 전 보낸 음성 메시지에서 나한테 굿바이라고 작별인사를 하고 우리 아이들을 잘 보살펴달라고 했다”며 “감옥에 갇혀서 매일 고통받느니 한번 고통으로 끝내고 싶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2살짜리 아이와 생후 일곱달 된 아이의 아버지였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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