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9일 펜실베이니아주 이리에서 유세하고 있다. 이리/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아래에서 일한 각료 44명 중 대선과 관련해 그에 대한 공개적 지지 의사를 밝힌 것은 4명에 불과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엔비시>(NBC) 방송은 트럼프 행정부 각료 출신들 중 44명을 접촉한 결과, 지지 의사를 밝힌 사람은 4명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30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많은 이들이 답변 거부 의사를 밝히거나 답변하지 않았다고 했다.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바란다고 밝힌 이들은 매슈 휘태커 전 법무장관 대행, 마크 메도스 전 백악관 비서실장, 러셀 보트 전 백악관 예산관리국장, 리처드 그렌넬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 대행이다. 메도스 전 실장의 대변인은 그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확실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보트 전 국장은 트위터로 “‘딥 스테이트’(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막후에서 국가를 조종하는 은밀한 세력)를 부술 것이라고 내가 신뢰하는 유일한 사람”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들과 달리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함께 일한 많은 이들이 등을 돌린 것은 재임 때 무리한 지시와 모욕에 시달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각종 범죄 혐의로 기소됐거나 기소를 앞둔 상황도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얼마나 인심을 잃었는지는 그를 거리낌 없이 비판하는 이들이 있다는 점으로도 확인된다. 하원의 ‘1·6 난동 사태 특별조사위원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 윌리엄 바 전 법무장관이 대표적이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문제가 많은 사람”이며 “난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가 되는 것을 강력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혀왔다”고 <엔비시>에 말했다.
믹 멀베이니 전 비서실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후보로 만들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는 공화당의 주요 후보들 중 대선에서 가장 패할 가능성이 높은 후보”라며 “조 바이든에게 지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그일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을 비롯한 트럼프 행정부 각료 출신이 대선에 나선다면 “매우 불충한” 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펜스 전 부통령은 출마를 선언하고 공화당 경선에 뛰어들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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