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미 중부 일리노이주 시카고 오헤어 국제 공항에서 미 인디애나주 미시간 시의 훈련시설로 이동하던 경찰견 최소 8마리가 열사병으로 숨졌다. 시비에스 뉴스 갈무리
미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이 계속되면서 에어컨이 고장 난 차량에 실려 훈련 시설로 가던 경찰견들이 무더기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30일(현지시각) ‘에이피’, ‘시엔엔’, ‘시비에스’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지난 27일 미 중부 일리노이주 시카고 오헤어 국제 공항에서 미 인디애나주 미시간 시의 훈련시설로 이동하던 경찰견 18마리 가운데 최소 8마리가 열사병으로 숨졌다. 개들은 약 2시간 동안 교통 체증에 갇혔고, 에어컨이 고장 나 더위로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미 국립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시카고 지역의 기온은 33.3℃에 달했다.
28일 미국 인디애나주 레이크 카운티에 있는 레이크 스테이션 경찰서가 올린 페이스북 글을 보면, 화물칸이 분리돼 있었기 때문에 당시 운전자는 당시 에어컨 고장으로 인해 개들이 더위로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한다. 운전자는 공항에서 약 96㎞를 운전하다, 개들이 짖는 소리를 듣고서야 차량을 세우고 화물칸을 열었다. 운전자는 개 여러 마리가 죽어 있었고 다른 개들도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발견했다.
지난 27일 미 중부 일리노이주 시카고 오헤어 국제 공항에서 미 인디애나주 미시간 시의 훈련시설로 이동하던 경찰견 최소 8마리가 열사병으로 숨졌다. 시비에스 뉴스 갈무리
당시 사건 현장을 찾은 동물단체 호바트 휴메인 소사이어티의 제니퍼 웨버 전무이사는 에이피에 “개들이 침을 많이 흘리고 몸을 흔들고 구토하는 등 열사병 증상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개들이 갇혀 있던 트럭 안의 상자 안쪽은 완전히 엉망이었고, 앵무새용처럼 작은 물그릇은 텅 비어 찢겨 있었다”고 했다.
레이크 스테이션 경찰서는 관련자들 조사 결과 동물 학대나 방치가 아닌 화물칸 에어컨 고장이 이번 사고의 원인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계속된 폭염으로 미국에서는 사막 식물인 선인장까지 말라 죽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9일 시엔엔 보도를 보면, 애리조나주의 식물 전문가들은 최근 이 지역의 명물로 꼽히는 사구아로 선인장이 정상적인 생장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애리조나주 피닉스 시에 있는 사막식물원의 과학책임자 킴벌리 맥큐는 애리조나의 기록적인 고온 등으로 사구아로 선인장들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안쪽부터 썩어가면서 땅바닥에 쓰러지고 있다고 시엔엔에 전했다.
이주빈 기자
ye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