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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중국과 소통라인 합의한 미 상무 “채찍도 쓸 준비돼 있다”

등록 2023-09-04 10:15수정 2023-09-04 10:27

5년 만에 베이징 방문해 새 소통라인 합의
공화당 비판 의식했나…강경카드도 꺼내놔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이 지난달 27일 중국 상하이의 보잉 현지법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상하이/EPA 연합뉴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이 지난달 27일 중국 상하이의 보잉 현지법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상하이/EPA 연합뉴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은 중국에 사용할 채찍을 갖고 있으며 필요하면 쓰겠다고 말했다.

러몬도 장관은 3일 시엔엔(CNN) 인터뷰에서 베이징을 방문해 무역 등에 관한 소통 라인 개설에 합의했다며 “소통하지 않는다면 오해와 오판이 생겨 긴장이 커지고 충돌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많은 것을 이뤘다”며 “이제는 우리가 중국과 공조할 수 있고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지난달 말 베이징에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 등을 만났으며, 중국 쪽과 차관급 무역 실무그룹과 수출 통제 정보 교환 채널 개설에 합의했다.

러몬도 장관은 새로운 소통 라인을 통해 미국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어떤 지렛대를 쓸 수 있냐는 질문에 “우리는 많은 도구를 갖고 있다”며 “나의 경우 수출 통제, 투자 심사, 상계관세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채찍을 갖고 있으며, 필요하면 그것들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러몬도 장관은 이날 시비에스(CBS) 인터뷰에서는 중국이 미국 기업들의 현지 경영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나는 중국 쪽에 미국 기업인들이 인내심을 잃어가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기업들은 예측 가능한 환경과 기울어지지 않은 운동장을 원한다”며 “중국이 그런 메시지에 주의를 기울여 상업 관계의 안정적 성장을 도모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러몬도 장관은 중국을 방문 중이던 지난달 29일에도 “미국 기업들한테 중국은 투자가 불가능하다는 말을 갈수록 많이 듣는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미국 기업들에 지나친 벌금을 매기고, 압수수색을 벌이고, 개정 방첩법으로 경영 환경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주장이다.

잇따른 불만 제기는 미국 상무장관으로서는 5년 만에 한 방중 때 합의한 소통 강화를 유지하면서 미국 기업들의 불만을 해소하라고 중국에 요구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잇따라 주요 각료들을 중국에 보내면서 유약한 모습을 보인다는 공화당의 비판을 의식한 발언으로도 볼 수 있다.

한편 러몬도 장관은 미국이 지난해 10월 시행에 들어간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 대중 수출 통제에서 한국의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가 예외를 적용받은 것에 대한 질문에 “한 달여 뒤에 할 (예외 연장 여부) 결정에 대해 미리 말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어 “누구도 반도체 분야에서 중국과 디커플링하자고 말하지 않는다”고 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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