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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바이든 “중국, 경제 문제 탓 대만 침공 못할 것”

등록 2023-09-11 12:43수정 2023-09-11 13:00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0일 응우옌 푸 쫑 베트남공산당 서기장과 함께 환영행사를 지켜보고 있다. 하노이/UPI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0일 응우옌 푸 쫑 베트남공산당 서기장과 함께 환영행사를 지켜보고 있다. 하노이/UPI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경제가 어려워진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지 못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베트남을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각) 응우옌 푸 쫑 베트남공산당 서기장과 정상회담을 한 뒤 기자회견에서 ‘경제 성장 둔화가 대만 문제 등에서 중국을 더 공격적으로 만들 것으로 보냐’는 질문에 “중국은 지금 여러 이유로 어려운 경제적 문제를 갖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이런 상황이 중국으로 하여금 대만을 침공하게 만들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사실은 그와 반대로, 중국이 전과 같은 능력을 가지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은 지금 할 일이 많다. 청년 실업률이 너무 높다. 그의 주요한 경제적 교리가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중국 경제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도 했다. 그는 세계 경제 성장률 저조와 함께 중국 정부 정책도 문제라고 했지만 어떤 문제가 있다는 것인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은 미국이 외교적 대화를 추구하는 한편으로 억제를 추진하며 진실성 없는 태도를 보인다고 지적한다’는 질문에는 “난 중국을 억제하려는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난 진심으로 관계를 올바로 만들고 싶다”며 “지금 중국은 무역 등의 문제에서 게임의 규칙을 바꾸려고 한다”며 화살을 돌렸다. 이어 “중국 정부에서는 아무도 서구의 핸드폰을 쓸 수 없다”면서 중국 정부기관들이 외국산 핸드폰을 업무에 쓰지 못하도록 했다는 최근 보도를 언급했다. 그는 직전에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를 만났다면서 “우리는 안정에 대해 얘기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 경제 상황에 대해 부정적 언급을 자세히 하면서 시 주석이 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불참한 것은 경제 때문일 수 있다는 해석까지 다는 등 여러 모로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다. 또 “중국이 경제적으로 성공하기를 바란다”면서도 “규칙을 지키면서 성공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런 언급은 중국 경제가 2분기에 6.3% 성장에 그치는 등 성장 엔진이 식어가고 있다는 진단이 본격적으로 제기되는 가운데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 발언은 미국이 ‘중국 포위망’을 더 강화하는 가운데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9일 사우디·인도 정상과 함께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에 맞서 인도~중동~유럽을 해운과 철도로 잇는 ‘경제 회랑’ 건설 계획 발표했다. 10일에는 미-베트남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를 ‘포괄적 동반자 관계’에서 베트남 기준으로 가장 높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한꺼번에 2단계 상승시켰다. 지금까지 베트남이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맺은 것은 한국·러시아·중국·인도 4개국뿐이다.

미-베트남은 반도체와 희토류 등을 놓고 경제적 관계도 강화하기로 했다. 베트남이 전쟁 상대였던 미국을 중국과 같은 반열에 올려놓은 것은 남중국해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미국 입장에서도 중국과 국경을 접하는 베트남과 관계 강화는 ‘중국 포위망’에 유력한 우군을 끌어들인 것으로 볼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격상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지역의 번영과 안보를 위한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에 존 케리 기후특사를 동행시켜 관계 강화 의지를 강조했다. 케리 특사는 베트남전에 해군 장교로 참전한 이후 반전운동에 앞장선 인물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10일 베트남 권력 서열 2~4위 인사를 잇따라 만난 뒤에는 하노이의 존 매케인 기념비도 찾았다. 베트남전에 해군 조종사로 참전했다가 비행기 격추로 5년 반 동안 포로 생활을 한 매케인 전 상원의원은 이후 양국 관계 개선에 기여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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